[더팩트 | 박순규 기자] 마지막 홈 경기도 팬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슈퍼 소니' 손흥민(32)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지만 토트넘은 승점 3점이 꼭 필요했던 경기에서 올 시즌 내내 계속된 수비 난조와 단조로운 공격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은 20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 경기에서 4-2-3-1전형의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 세 차례의 슛(유효 슈팅 1회)과 세 차례의 결정적 크로스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고질적 수비 불안으로 1-3 역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 체제의 토트넘은 수비의 주축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부상 결장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반 8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브라이언 음베우모에게 후반 5,17분 연속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43분 요아네 위사에게 추가골을 내줘 홈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음베우모는 왼쪽 풀백 벤 데이비스를 농락하는 두 차례의 왼발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으며 2-1로 역전한 후반 43분에는 미드필더 올리버 스킵의 드리블 미스를 놓치지 않고 가로채 요아네 위사의 결정적 추가골을 돕는 어시스트로 2골 1도움을 기록, 토트넘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메이슨 감독 대행은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4-2-3-1포메이션 카드로 전반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케인의 선제골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후반 브렌트포드의 대공세를 자초했다. 전반 토트넘의 '깜짝 전형'에 혼란을 겪던 브렌트포드의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하프타임 이후 달라진 압박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뒤 일방적 경기를 펼쳐 토트넘 원정 첫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토트넘은 전반 슈팅 수 9-4, 유효슈팅 5-0의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도 후반 25분 동안 슈팅 수 2-5의 열세를 보이는 등 전반과 후반에서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이는 하프타임 라커룸에서의 전략 실패로 벤치 싸움에서 '완패'했음을 보여준다. 메이슨 감독 대행은 후반 브렌트포드의 일대일 압박과 공수 균형 유지, 골키퍼 라야 마르틴의 선방에 막혀 별다른 공격 전술을 보여주지 못 한 채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로 역전패를 불러들였다.
2연패 늪에 빠진 토트넘은 17승6무14패(승점 57)로 7위에 머물며 6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UEL) 진출은 물론 7위가 나서는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출전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6위 브라이튼은 토트넘보다 2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승점 58점(17승7무11패)으로 승점 1점이 앞서 있다. 토트넘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아스톤 빌라는 토트넘과 같은 승점 57점(17승6무13패)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으나 다득점에서 밀려 8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토트넘을 잡은 9위 브렌트포드는 승점 56점(14승14무9패)으로 토트넘을 1점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리그 종료까지 1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토트넘은 유럽클럽대항전의 최하위 리그인 UECL출전권이 주어지는 7위 유지조차 어려운 상태다. 한 경기를 덜 치른 8위 아스톤 빌라와 승점이 같고 9위 브렌드포트와도 불과 승점 1점 차이이기 때문이다.
2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목표로 잡고 올 시즌을 시작한 토트넘으로선 참담한 시즌 종료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주전 수비수 에릭 다이어의 부진과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부상으로 수비 라인에 균열을 일으키며 부진의 늪에 빠져든 원인이 컸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 이어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이 경질되는 풍파에 시달리며 급기야 다니엘 레비 회장의 퇴진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몰렸다.
손흥민은 이날 활발한 공격력을 보였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은 전반 11분 왼쪽 측면서 완벽한 돌파 이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결정적 오른발 슛이 상대 수비수 벤 미의 육탄 방어에 막혀 무산됐다. 손흥민은 세 차례 슈팅 이외에도 세 차례 결정적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4분 손흥민은 절묘한 컷백 크로스로 에메르송 로얄의 헤더를 끌어냈으나 상대 수비수가 골 라인에서 머리로 걷어냈다.
전반 43분에도 단주마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고, 후반 추가시간에도 히샬리송에게 완벽에 가까운 크로스를 건넸으나 히샬리송의 헤더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려 공격포인트 추가에 실패했다. 유럽스포츠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0을 부여했다.
고질적 수비 불안을 치유하지 못한 토트넘은 일찌감치 UCL 진출의 마지노선인 '톱4'에서 멀어진 데 이어 UECL 출전 여부도 29일 오전 0시 30분 리즈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무조건 이겨야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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