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수비 헌신' 토트넘, 10경기 만에 무실점 勝...케인 EPL 209골


6일 EPL 35R 토트넘, C 팰리스전 4-4-2전형 가동 1-0 승리
손흥민, 왼쪽 MF로 89분 활약...수비 치중, 공격P 'NO'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6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30분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있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팀을 위한 수비 헌신이 10경기 만의 무실점 승리란 결실을 낳았다. '슈퍼 소니' 손흥민(31·토트넘)이 초반 대량 실점을 막기 위해 채택한 4-4-2전형의 왼쪽 미드필더로 나서 득점을 위한 공격보다는 수비의 빈 자리를 메우는 활약에 치중하는 플레이로 라이언 메이슨 감독의 첫승과 함께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9골을 빛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은 6일 오후(한국시간)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22~23 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 89분 동안 공격을 위한 스프린트보다 수비를 위해 전력 질주하는 헌신적 플레이를 하며 1-0 승리에 기여했다. 손흥민은 89분 동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해리 케인의 EPL 통산 209골 기록에 몰꼬를 텄다.

일대일 찬스를 놓치고 아쉬워하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전반 추가시간 1분 만에 기록한 해리 케인의 선제 결승골은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골마우스 왼쪽으로 파고들며 수비수들을 끌어들이는 사이 나온 뒷공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며 기록한 것으로 케인의 득점 감각과 함께 손흥민의 협력 플레이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케인은 웨인 루니의 208골을 제치고 EPL 최다골 단독 2위에 올랐다.

손흥민으로선 '손케 듀오' 케인의 위대한 기록과 팀 승리를 위한 전술적 임무 수행을 다 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2021년 11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이후 토트넘의 주전형으로 사용된 3-4-2-1전형 대신 4-4-2전형을 깜짝 가동한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손흥민의 공격력보다 붕괴된 수비를 우선 안정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손흥민은 처음부터 득점 기회보다 수비 가담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전형이었다.

토트넘의 4-4-2전형 선발을 보면 해리 케인과 히샬리송이 투톱으로 나서고 손흥민~호이비에르~올리버 스킵~페드로 포로가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포백에는 벤 데이비스~클레망 랑글레~크리스티안 로메로~에메르송 로얄이 기용됐고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맡았다.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태다.

전반 추가시간 헤더로 선제 결승골을 기록한 해리 케인의 골 세리머리. 케인은 EPL 통산 209골로 웨인 루니를 제치고 역대 득점 2위로 올라섰다./런던=AP.뉴시스

메이슨 감독 대행은 최근 전반 실점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전 센터백 에릭 다이어를 과감히 빼고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부상 회복 중이던 에메르송 로얄을 오른쪽 풀백으로 깜짝 선발 배치하는 카드로 공격력은 다소 감소시키더라도 수비를 보완해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전략을 폈다. 메이슨 감독의 전략 전술은 토트넘이 전반 15분 동안 완전히 주도권을 잡는 볼 점유율을 보이며 결국 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기록하는 요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공격 시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왼쪽 풀백 벤 데이비스에게 공간을 열어줬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킥을 하는 대신 1차 득점권에서 뒤로 물러나 2선에서 세컨볼을 노리거나 상대 역습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체력을 소진했다. 후반 11분에는 최후방까지 뛰면서 상대의 침투패스를 헤딩으로 끊어냈으며 19분에는 빠른 발로 마이클 올리세의 역습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최근 공격력이 좋았던 손흥민은 후반 30분 로메로가 하프 라인 아래에서 올린 롱패스를 잡아 수비수를 모두 제치고 샘 존스턴 골키퍼와 1대1 상황까지 만들었으나 존스턴의 선방으로 골문을 열지 못 한 게 아쉬웠다. 골로 연결됐다면 최근 살아나고 있는 득점력이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토트넘-크리스탈 팰리스전의 후스코어드닷컴의 선수 평점. 손흥민(붉은 네모)의 평점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낮은 반면 전진 수비에 나선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평점은 최고를 기록했다./후스코어드닷컴

손흥민은 지난 1일 리버풀전 득점으로 7시즌 연속 EPL 10골을 달성했으며 지난 3월 12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한국 대표팀의 A매치 2경기를 포함해 리버풀전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10경기에서 7골 2도움으로 절정의 감각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리그 10골 5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올 시즌 FA컵 2골과 UEFA 챔피언스리그 2골을 포함하면 2022~23 공식 경기 14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손흥민의 스피드를 공격보다 수비로 활용한 메이슨 감독 대행은 결국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전진 압박과 에메르송 로얄 투입으로 페드로 포로의 수비 허점을 보완하면서 공격을 살린 전술로 사령탑 부임 3경기 만에 첫승의 기쁨을 누리는 결실을 낳았다. 지난달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부터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대행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메이슨 감독 대행은 지난 리버풀전까지 경기 초반 실점에 시달리며 1무 1패를 기록했었다.

수비를 보완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롱볼이 자주 나오고 답답할 수밖에 없는 무득점 행진은 케인의 빛나는 헤더로 균형이 깨졌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케인이 중앙에서 비어 있던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전환패스를 했다. 파고드는 포로를 보고 열어준 케인의 넓은 시야가 빛난 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무너진 크리스탈 팰리스 수비를 뚫고 포로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 크로스를 올리자 손흥민이 수비수들을 끌고 골마우스로 들어간 사이 뒤로 파고든 케인이 헤더로 골문을 열었다.

EPL 317번째 경기에서 209번째 골을 넣은 케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웨인 루니(208골·491경기)를 제치고 EPL 통산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441경기에서 260골을 넣은 앨런 시어러(441경기)다. 케인은 또한 홈 100호골도 기록하며 홈과 원정에서 고르게 100골 이상씩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잉글랜드 현역 최고의 골잡이임을 입증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35경기 17승6무12패(승점 57)의 6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3경기·승점 63)보다 2경기를 더 치르고도 승점 6점이 뒤져 있다. 같은 경기를 소화한 5위 리버풀과는 승점 5점 차다. 리그 3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사실상 '톱4'진입은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유럽스포츠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유효슈팅 1회, 가로채기 2회, 크로스 3회 등을 기록한 경기 내용을 바탕으로 팀 내 하위권인 평점 6.5점을 매겼다. 에릭 다이어를 대신해서 수비 불안을 해소함과 동시에 전진 수비로 공격의 활로를 연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평점 8.6의 최고점을 받았다. 소파스코어 역시 손흥민은 6.3, 로메로는 8.3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지난 2월 26일 첼시전(2-0 승) 이후 10경기 만에 나온 리그 무실점 승리와 함께 지난달 8일 브라이튼전(2-1 승) 이후 5경기 만의 승리에 공헌한 후 후반 44분 아르나우트 단주마와 교체됐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오후 11시 아스톤 빌라와 EPL 원정 36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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