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골든보이' 이강인(22·마요르카)이 프로 데뷔 첫 멀티골을 터뜨리며 축구 재능을 꽃피웠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단독 드리블 후 추가골은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의 번리전 '원더골'을 방불케 해 한국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의 미드필더 이강인은 24일 오전(한국시간) 마요르카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모익스에서 열린 헤타페와 2022~23시즌 라리가 30라운드 홈경기에서 5-3-2전형의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0-1로 뒤지던 후반 11분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95분)'폭풍 드리블'로 쐐기골을 폭발,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2일 레알 소시에다드전 이후 42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이강인은 리그 4,5호골로 올시즌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이강인은 직전 셀타 비고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라리가는 공식 SNS를 통해 '승리의 설계자'로 이강인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으며 스포츠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닷컴은 평점 8.6점을 부여하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이강인의 멀티골은 2018~19시즌 발렌시아 소속으로 라리가에 데뷔한 뒤 첫 기록이자 한국선수의 라리가 1호 기록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또 지난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2골 4도움으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의 축구 재능이 드디어 폭발했다는 점에서 마요르카 팬들은 물론 라리가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강인의 두 번째 골은 마요르카 진영 중앙에서 헤타페 페널티박스까지 약 70m를 폭풍처럼 단독 드리블한 뒤 거침없는 왼발 슛으로 골망 상단을 흔들어 홈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강인의 폭풍 드리블 골은 지난 2019년 12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전에서 71.4m를 약 11초 만에 달려 골을 성공시킨 토트넘 손흥민의 '원더골'을 닮아 한국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당시 손흥민은 이 골로 EPL '이달의 골'은 물론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인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의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이날 '원맨쇼'를 펼친 이강인은 유효슈팅 2개로 멀티골을 기록하는 정확성을 보인 가운데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 2회, 공격지역 패스 7회 등을 기록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에게 양 팀 통틀어 유일한 별 3개를 부여하며 '이강인은 위대한 주인공이었다. 마요르카의 모든 공격을 조율했고 상대 수비수들의 골칫거리였다.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또 마르카는 쐐기골 장면에 대해 '이강인은 70m 이상을 질주해 골문 앞으로 침투했고 멋진 밤을 완성했다'며 '마요르카에서 활약하며 첫 멀티골을 기록했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이강인은 잔류를 위해 싸우는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일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이적 가능성을 점쳤다.
마르카는 "밤새워 경기를 지켜본 한국인이라면 따끈따끈한 '이강인 쇼'를 즐겼을 것이다. 말그대로 이강인의 파티였다"고 보도했다.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은 마요르카는 기분좋은 2연승을 달리며 11승 7무 12패 승점 40점으로 1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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