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월드컵] 한국-브라질 16강 격돌…우루과이·카메룬, 이기고도 '눈물'


3일 조별리그 최종전 끝…아시아 3팀 포함 16강 토너먼트 시작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3일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도하의 기적'을 쓴 한국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를 극적으로 통과하면서 '우승후보' 브라질과 16강 맞대결을 펼치게 됐했다. 우루과이와 카메룬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하는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짐을 쌌고, 스위스는 세르비아를 잡고 G조 2위로 16강행 막차에 합류했다. 한국을 이긴 가나는 H조 꼴찌로 월드컵 여정을 마쳤다.

조별리그 H조는 포르투갈이 조 1위, 한국이 조 2위를 차지해 16강에 올랐다. /FIFA

◆ 손흥민 어시→황희찬 극장골…한국, 12년 만에 16강 진출

한국은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2-1로 신승했다. 전반 초반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김영권(울산현대)과 황희찬(울버햄튼)이 골을 터뜨리며 한국 월드컵 역사를 다시 썼다.

최종 성적은 1승1무1패. 같은 시간 가나를 상대로 승리한 우루과이와 승점(4점)과 골득실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한국이 앞서면서 기적이 벌어졌다. 한국 선수들은 포르투갈전을 마친 후 경기장을 나가지 않고 코치진의 스마트폰으로 우루과이-가나 경기를 마음 졸이며 지켜보다가 H조 모든 경기가 끝나자 비로소 함성을 질렀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포르투갈전에서 승리한 후 마스크를 벗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통한의 눈물을 보인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비로소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조별리그 경기 내내 안면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지만 포르투갈전 막판 수비수와 7대 1로 둘러쌓인 상황에서 '황소' 황희찬에게 기가 막힌 스루 패스를 찔러주는 어시스트를 기록해 한국의 16강 진출에 공헌했다.

극장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경기 후 MOM(Man Of the Match)을 받았다. 후반 80분 이강인(마요르카)과 교체로 이번 월드컵에 첫 출격한 황희찬은 그간 햄스트링 여파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울분을 토해내며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포르투갈은 한국에 졌지만 가나와 우루과이를 이기면서 벌어 놓은 승점 6점(2승1패)으로 조 1위를 확정하고 16강에 올랐다.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관중석에서 브라질-카메룬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루사일(카타르)=AP.뉴시스

◆ '주전 휴식' 브라질, 카메룬에 지고도 조 1위 16강행

포르투갈이 H조에서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최종전을 치렀다면, G조에는 브라질이 같은 마음으로 최종전에 임했다. 다만 브라질-카메룬, 스위스-세르비아 경기는 브라질을 제외한 G조 모든 팀에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다만 브라질은 여유를, 스위스는 힙겹게 16강에 진출했다. 브라질은 3일 오전 4시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G조 최종전에서 카메룬에 졌지만, 같은 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세르비아를 3-2로 이기며 난타전을 벌인 스위스에 골득실로 앞서며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조별리그 G조에서는 브라질과 스위스가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FIFA

브라질의 이날 패배는 알리송(리버풀), 티아구 실바(첼시),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루카스 파케타(AC밀란), 히샬리송(토트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등 핵심 선수들이 토너먼트 대비를 위해 아예 경기에 나오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슈퍼스타' 네이마르(PSG)는 이날 유니폼을 입지 않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 '늦게 걸린 시동' 우루과이·카메룬, 최종전 승리에도 짐 싸

카메룬은 브라질에 이기는 기적을 쓰고도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팀이 됐다. 브라질-카메룬 경기는 후보 선수들을 선발로 낸 여유의 브라질과 다득점으로 브라질을 이겨야만 하는 간절한 카메룬의 대결 양상으로 흘러 갔고, 간절함이 더욱 컸던 카메룬이 후반 추가 시간 골로 1-0 승리하면서 1승에 만족해야 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우루과이의 수아레스가 가나전이 끝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AP.뉴시스

조별리그 최종전을 이겼지만 짐을 싼 팀은 이날 카메룬 외에도 한 팀이 더 추가됐다. 2경기 동안 무득점에 그치다가 뒤늦게 시동이 걸린 우루과이다. 우루과이는 가나를 상대로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치며 염원했던 다득점 승리를 위해 사투를 벌였으나 끝내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같은 시간 포르투갈을 2-1로 이긴 한국과 승점·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이후 따져봐야 할 다득점에서 단 한 골이 모자라 짐을 싸게 됐다.

12년 전 가나와 월드컵 8강전 '신의 손'의 주인공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를 비롯한 우루과이 선수들과 팬들과 함께 좌절하며 경기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H조에서 포르투갈과 함께 '2강'으로 불렸지만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와 3경기 2골에 그친 골 결정력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토너먼트 대진이 확정됐다. 한국이 16강전에서 브라질에게 승리한다면 크로아티아를 만날 일본과 8강에서 한일전을 벌일 여지도 있다. /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이날 G조와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토너먼트에 오른 16개 팀이 모두 결정됐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8팀(네덜란드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프랑스 폴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스위스), 아시아 3팀(한국 호주 일본), 남미 2팀(아르헨티나 브라질), 아프리카 2팀(세네갈 모로코), 북중미 1팀(미국)이다. 이중 한국은 피파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오는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16강전을 치른다.

2kun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