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경기장 안팎에서 일거수일투족이 조명되는 '슈퍼스타' 크리스타누 호날두(37·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또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번에는 이름도 생소한 '연기골' 논란이다.
상황은 포르투갈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9일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후반 9분 득점을 기록할 때 발생했다.
당시 페르난데스는 전방에 있던 호날두를 겨냥해 왼쪽 측면에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호날두는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공에 머리를 갖다댔으며 이후 우루과이의 골망이 흔들렸다. 세계 축구팬들은 호날두가 골 직후 환호하면서 골 세리머니까지 했기 때문에 역대 포르투갈 선수 중 월드컵 개인 최다골(9골)의 기록이 경신되는 순간으로 받아 들였다. 중계 방송 자막에도 호날두 골로 기록됐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 골을 페르난데스의 득점으로 정정했다. 페르난데스의 크로스가 호날두의 머리에 닿지 않고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는 이유에서다. 현지 중계 카메라 역시 당시 상황을 몇번이고 리플레이로 보여주면서 다소 애매하지만 호날두의 머리와 공은 관계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호날두는 페르난데스의 골을 자신의 골이라고 뻔뻔하게 자축했다"며 "이제 마라도나의 '신의 손'은 잊혀지고 호날두의 '신의 머리카락'이 유행을 탈 것"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누리꾼들 역시 SNS를 통해 '호날두의 머리에 공이 닿았는가'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를 펼쳤다. 한 누리꾼은 '골 세리머니까지 한 호날두의 연기는 할리우드급'이라고 조롱 섞인 댓글을 달기도 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방송 중계 카메라가 일부러 호날두의 머리에 닿지 않는 각도만 보여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를 제조한 아디다스가 나섰다. 30일 미국 ESPN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30일 성명을 통해 "월드컵 공인구 안에 장착된 커넥티드 볼 테크놀로지(Connected ball technologe)로 측정한 결과 호날두는 공에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공의 파동이 감지되는 진동 그래프 사진도 공개하면서 과학적 근거를 들어 호날두의 '노 골'을 강조했다.
당사자의 생각은 어떨까. 호날두는 '연기골'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없으나, 골 만큼이나 환상적인 골 세리머니를 한 것과 더불어 자신의 득점이 페르난데스의 골로 정정된 것을 납득하지 못한 듯하다. 포르투갈 매체 노치시아르 아우 미누투는 29일 "호날두가 자신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은 FIFA에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호날두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영국 방송인 피어스 모건도 이날 SNS를 통해 "호날두가 공을 만졌다. 그의 득점은 인정 받아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호날두는 조국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조별리그 1차전 가나와 경기에서는 패널티킥 득점에 성공하며 월드컵 5개 대회 연속골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월드컵 기간 도중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불화설에 휘말리는 등 구설수를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별리그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며 예열을 마친 호날두는 오는 12월 3일 한국과 조별리그 H조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선발 출장 여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