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상빈 기자] 대한민국은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두 번째 경기 가나전에서 2-3으로 분패했습니다. 이로써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그러나 패배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봤습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를 둘이나 얻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렀습니다. 전반전에만 2실점 하며 후반전을 맞은 한국은 조규성(24·전북 현대)의 멀티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가나 에이스 모하메드 쿠두스(22·아약스)에게 골을 허용하며 결국 펠레 스코어로 무너졌습니다.
아쉬운 경기 속에서도 한국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가나와 대등한 전력으로 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21·마요르카)과 조규성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이강인은 후반 12분 권창훈(28·김천 상무)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지 1분 만에 감각적인 왼발 크로스로 조규성의 추격골을 도왔습니다. 이후에도 창의적인 패스와 정교한 왼발 킥으로 가나를 여러 차례 위협했습니다.
만 21세 어린 선수가 긴장하지 않고 첫 월드컵 무대에서 제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인 점은 놀랍습니다. 이강인은 24일 우루과이와 H조 1차전에서도 후반 교체 출전해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대표팀 경기력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이강인이 창의적인 패스로 시발점 역할을 했다면, 조규성은 놀라운 결정력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후반 13분과 16분 헤더로 두 골을 연거푸 뽑아내며 2-2 동점을 이루게 했습니다. 특히 추격골 장면에선 이강인과 만점 호흡을 자랑하며 둘의 합심이 대표팀 새로운 득점 루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아울러 조규성은 한국 축구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 두 골을 넣은 선수가 됐습니다. 그동안 한 대회에서 2득점 한 선수(손흥민, 안정환, 이청용, 이정수, 홍명보)는 여럿 있지만, 단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선수는 없었습니다. 조규성이 당당히 최초 수식어를 거머쥐었습니다.
1무 1패로 16강 진출보다 조별리그 탈락에 무게가 따르는 상황이지만 이강인과 조규성이라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발견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둘은 이제 20대 초중반에 불과하며 기량을 유지한다면 4년 뒤 월드컵에도 나설 수 있습니다. 이번 카타르 대회를 발판 삼아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할 두 장차 에이스의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한국은 다음 달 3일 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운명의 H조 3차전을 치릅니다. 이 경기 결과로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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