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이 가나를 상대로 경기 막판까지 파상공세를 퍼부었으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이해하기 어려운 '휘슬 엔딩'으로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하며 또 '피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분패했다.
한국은 전반전을 가나의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스햄튼)와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고 0-2로 마쳤지만, '막내' 이강인(마요르카) 투입 후 '꽃미남' 조규성(전북현대)이 헤더로 가나의 골망을 2번이나 가르고 2-2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후반 23분 가나의 쿠두스에게 통한의 한 골을 더 내줬지만 경기는 끌려가지 않았다. 후반 막판부터 10분이 주어진 추가 시간 내내 골을 넣기 위한 파상공세를 펼쳐서다. 양 팀은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치열한 경기를 펼쳤고 세계 축구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수많은 카메라의 플래시 세례를 받는 '엔딩 포즈'의 주인공은 심판이었다. 이날 주심을 맡은 앤서니 테일러 심판은 경기 시간이 105분을 향해가고 있을 때 권경원(울산현대)의 중거리슛이 가나의 수비수를 맞고 아웃됐으나 코너킥을 선언하지 않고 바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을 들은 한국 선수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모두 테일러 심판에게 뛰어가 항의했다. 권경원이 슛을 때릴 당시 추가 시간 10분까지 10여 초가 남아있었고, 가나의 수비수 기디언 멘사(오세르)가 추가 시간 동안 근육이 올라와 누워있던 것을 고려하면 추가시간에 추가시간을 더 줘야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마지막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기대한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 역시 벤치를 박차고 뛰어나와 테일러 심판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축구에서 종료 휘슬은 상황이 정리될 때 부르는 게 일반적 정석이다. 그러나 테일러 주심의 답변은 주머니 속 빨간 카드였다.
테일러 심판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잔뼈가 굵은 심판으로 국내 팬들에게는 2019년 12월 토트넘-첼시 경기에서 첼시의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현 레알 마드리드)를 발로 밀어내는 듯한 동작을 한 손흥민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준 심판으로 유명하다. 다만 다른 선수들이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을 때 레드카드가 나오지 않으면서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팬들은 테일러 주심이 한국-가나전에 배정됐을 때 엉뚱한 판정으로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했었다. 결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한편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경기에서 우루과이와 가나를 상대로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1무1패를 기록해 승점 1점에 그친 한국은 오는 12월 3일 오전 0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