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끝내 세 번째 골은 터지지 않았다. 두 골은 따라 갔지만 아쉽게도 세 번째 골은 상대편에서 터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조규성의 멀티골도, '붉은 악마'의 투혼도 결국은 '2차전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 했다. 전반을 0-2로 끌려가다 후반 김문환 이강인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린 한국은 조규성의 헤더 멀티골로 2-2까지 만들었으나 쿠두스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제 한국은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겨야하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우려했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한국이 한창 공격에 열을 올릴 때 코너킥 상황에서 경기 종료 휘슬을 불어 한국 선수단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후반 조규성의 헤더 멀티골로 2-2까지 만들었으나 후반 23분 쿠두스에게 결승골을 내줘 2-3으로 졌다. 전반 23분 무함마드 살리수와 33분 쿠두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간 한국은 후반 이강인을 투입하며 반전의 기회를 잡기 시작, 조규성의 연속 헤더골이 터지면서 역전을 기대케 했으나 상대 역습에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쿠두스에게 2골을 내줬다.
한국은 후반 이강인의 프리킥과 조규성의 과감한 슈팅이 모두 가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주심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어 한국 선수단의 거친 항의를 초래했다. 테일러 주심은 항의하는 벤투 감독에게 레드 카드를 뽑아들었다. 테일러 주심은 3년 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첼시전에서 손흥민에게 퇴장 명령을 내린 심판으로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우려를 자아냈다.
이로써 한국은 역대 월드컵 2차전에서 4무 7패를 기록, 11차례의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 하는 '2차전 징크스'를 이어갔다. 지난 24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0-0으로 비긴 한국은 1승을 목표로한 가나에 승점 3점을 내주면서 1무 1패 승점 1점으로 16강 진출에서 일단 멀어졌다. 오는 12월 3일 펼쳐지는 포르투갈전을 무조건 이기고 남은 경기 결과를 살펴야 바늘 구멍 같은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참가 32개국 가운데 FIFA랭킹이 가장 낮은 61위의 가나는 포르투갈과 첫 경기에서 2-3으로 패했지만 한국을 3-2로 잡으면서 승점 3점을 확보,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나는 우루과이와 3차전을 치르게 된다.
이날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와의 1차전과 비교해 세 명이 달라진 라인업을 내세웠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선발로 나왔다. 조규성은 1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황의조 대신 후반 교체 투입돼 월드컵 데뷔 무대를 가졌으며 가나전에서 월드컵 1,2호골을 연속으로 기록했다. 2선에는 손흥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권창훈이 포진했다. 정우영과 권창훈은 1차전에는 출전하지 않았으며, 1차전 선발이었던 이재성과 나상호를 대신해 이날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수비진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꾸려졌다. 포백은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이 나서고, 그 앞에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이 섰다. 골문은 변함없이 김승규가 지켰다. 전반은 우루과이전과 달리 20분까지 7개의 코너킥을 기록하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득점을 하지 못해 흐름을 내줬다. 0-2로 끌려가는 순간, 한국의 기적 같은 투지가 발휘되며 2-2까지 만들었으나 상대 골키퍼의 잇따른 선방에 끝내 세 번째 골을 기록하지 못 했다.
한국의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후반 '고공폭격'으로 2골을 기록, 한국 월드컵 사상 첫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전반 24분 만에 실점하면서 집중력을 잃은 데다 주포 손흥민이 마스크로 방해를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 활동량이 많은 공격 2성의 정우영과 권창훈을 주도권 장악에는 도움이 됐으나 골 결정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나상호와 이강인이 투입되면서 득점력을 살렸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을 전반 기용했다면 득점력을 살리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