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모로코가 카타르 월드컵 '이변 드라마'에 주연으로 합류했다. 모로코는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 두 골을 몰아쳐 국제축구연맹(FIFA) 2위 벨기에를 침몰시켰다.
모로코는 2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벨기에를 2-0으로 무너트렸다.
모로코가 처음부터 경기를 지배한 건 아니다. 오히려 벨기에가 우위를 점했다. 벨기에는 중앙 라인에 '아자르 형제'인 에당 아자르(31·레알 마드리드)와 토르강 아자르(29·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티모시 카스타뉴(26·레스터 시티 FC), 아마두 음봄 오나나(21·에버턴 FC), 악셀 위첼(33·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을 출격시켰다.
벨기에는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전반 초반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모로코의 수비에 번번이 막히면서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오히려 모로코가 벨기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모로코는 하킴 지예흐(29·첼시 FC)의 프리킥으로 극적 선제골을 넣은 듯했다. 벨기에 골문을 지키고 있던 '월드클래스' 티보 쿠르투아(30·레알 마드리드)는 골키퍼와 선수 사이의 애매한 거리를 노린 지예흐의 프리킥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그림 같은 프리킥골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지예흐가 공을 찰 때 모로코 수비수 로맹 사이스(32·베식타시 JK)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모로코는 후반전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벨기에도 교체 등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다. 결국 선제골은 모로코가 가져갔다.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압델하미드 사비리(26·UC 삼프도리아)가 골을 집어넣었다.
다급해진 벨기에는 교체 카드를 꺼내 샤를 데 케텔라에르(21·AC 밀란), 레안드로 트로사르(27·브라이튼), 로멜루 루카쿠(29·FC 인테르나치오날레)를 투입시켜 공격 라인을 강화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앞선 전반전에서 VAR로 골이 취소됐던 지예흐가 컷백 패스로 문전 앞 자카리아 아부크랄(22·툴루즈 FC)에게 전달해 추가골에 기여했다.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승리한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하게 됐다. 또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에 1-0으로 패했지만 이를 두 배로 갚은 셈이 됐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