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일본이 코스타리카에 덜미를 잡혔다. 일본은 '루사일의 기적'에 힘입어 코스타리카를 제압한 뒤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켤 계획이었지만 공은 둥글었다.
27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본은 코스타리카에 1-0으로 패했다.
양 팀은 전반전 '유효슈팅 0개'라는 치열한 접전을 벌여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공수를 주고받았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독일전 때 사용했던 용병술을 펼쳤다. 공격수 우에다 아야세(24·세르클러 브뤼허 KSV)를 내보내고 '독일전 영웅' 아사노 타쿠마(28·VfL 보훔)를 투입시켜 공격에 숨을 불어넣었다.
아사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빠른 스피드를 통해 코스타리카의 왼쪽 측면을 흔들어 공격 찬스를 창출해냈다. 소마 유키(25·나고야 그램퍼스)와 모리타 히데마사(27·스포르팅 CP)도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지만 코스타리카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35·파리 생제르맹)에게 번번이 막혔다.
코스타리카는 갑작스러운 일본의 분위기 전환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켄달 와스톤(34·데포르티포 사프리사)과 옐친 테헤다(30·CS 에레디아노)는 일본의 계속되는 슈팅을 막으려다 서로 정강이끼리 부딪히며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후반전 득점 기회는 일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엔도 와타루(29·VfB 슈투트가르트)는 상대 수비수의 방해로 페널티킥 같은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득점으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도안 리츠(24·SC 프라이브루크) 대신 투입된 이토 준야(29·스타드 드 랭스)는 침투 패스를 그대로 받아 방향 전환을 통해 골키퍼와 1:1 상황을 맞았지만, 수비수가 팔을 잡아 페널티 라인 바로 밖에서 넘어졌다. 일본은 다시 좋은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골을 넣지는 못했다.
코스타리카는 '간판 공격수' 조엘 캠벨(30·클럽 레온)의 개인 기량에 기대를 걸었지만 팀 전체가 수비에 집중하고, 오버래핑 등에 소극적이다 보니 캠벨이 일본 수비수에 둘러쌓이는 모습 자주 반복됐다. 실제로 후반 35분까지 코스타리카는 단 한 번도 슈팅을 하지 못한 반면 일본은 10개의 슈팅을 쏟아냈다.
코스타리카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득점으로 만들었다. 후반 35분 케이셔 풀러(28·CS 에레디아노)는 옐친 테헤다(30·CS 에레디아노)의 패스를 받고 한번에 왼발로 골을 감아 찼다.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33·시미즈 에스펄스)의 손에 걸렸지만, 공은 골대 왼쪽 구석으로 그대로 감아 들어갔다. 마음이 급해진 일본은 미나미노 타쿠미(AS 모나코 FC)를 투입하며 빈틈을 노리고자 했지만 코스타리카가 문을 단단히 걸어잠궈 승리를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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