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국이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만들어 내면서 12년 만의 16강 진출 첫 단추를 뀄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준비를 위해 4년을 쏟아부은 '벤투호'는 탄탄한 조직력과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의 다음 상대 '검은 별' 가나는 포르투갈에 3-2로 졌다. 스위스는 카메룬을 상대로 힘겹게 1-0 승리를 기록했고, '삼바 군단' 브라질은 세르비아를 2-0으로 누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조직력·점유율' 벤투호...FIFA랭킹 14위 우루과이 상대로 무승부
한국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획득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어 최전방에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 FC)를 세우고 좌우 측면 공격수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 FC)과 나상호(26·FC 서울)를 출격시켰다. 공격 2선에는 이재성(30·FSV 마인츠 05)과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 FC)이 자리를 잡았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정우영(32·알 사드 SC)이 책임지도록 했다.
수비라인은 센터백에 김민재(26·SSC 나폴리)와 김영권(32·울산현대축구단), 좌우 풀백에는 김진수(30·전북현대모터스)와 김문환(27·전북현대모터스)가 위치했다. 수문장은 김승규(32·알사밥)가 맡았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양 팀은 결정적 찬스를 몇 차례 번갈아가며 잡았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한국은 전반 34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김문환의 패스가 골문 정면에 있던 황의조에게 연결돼 논스톱 슛으로 이어졌지만 공은 골대 위로 벗어났다. 우루과이는 전반 43분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의 코너킥을 디에고 고딘(36·벨레스 사르스피엘드)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 왼쪽 포스트를 맞고 공이 튕겨져 나왔다.
후반전에도 양 팀은 선제골을 넣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아쉬움만 남겼을 뿐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44분 발베르데의 중거리 슈팅은 또 골대를 맞고 나갔고, 이어 후반 45분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 실수로 잡은 공격 찬스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28일 오후 10시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며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위한 두 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무소속' 호날두, 방출 굴욕에도 월드컵 신기록 세워
포루투갈은 25일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가나를 상대로 3-2 신승을 거뒀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와 브루노 페르난데스(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앙 펠릭스(23·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전방에 세워 화력을 집중했다.
포르투갈은 경기 초반부터 호날두를 중심으로 공격 찬스를 창출해냈지만 득점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골은 후반전에 터졌다. 후반 17분 페널티킥을 얻은 호날두는 키커로 나서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호날두는 최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방출되는 굴욕을 겪었지만 이 골로 월드컵 최초 5개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가나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28분 모하메드 쿠드스(22·AFC 아약스)의 컷백을 이어 받은 안드레 아예우(32·알사드 SC)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 33분 주앙 펠릭스가 역전골을 기록한 데 이어 후반 35분 하파엘 레앙(23·AC 밀란)이 페르난데스의 침투 패스를 그대로 오른쪽으로 밀어 넣으며 앞서갔다.
가나는 교체 투입된 오스만 부카리(23·FK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후반 44분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모국'과 '조국'사이...결승골 넣고도 세리머니 자제한 이유
스위스는 24일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1-0 값진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브릴 엠볼로(25·AS 모나코 FC). 엠볼로는 후반 3분 제르단 샤키리(31·시카고 파이어)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찔러준 패스를 그대로 차 결승골을 기록했다. 엠블로는 자신의 첫 월드컵 득점에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양손을 들어 올린 채 굳은 표정을 지었다.
엠블로는 카메룬 출신이다. 유년 시절 어머니를 따라 카메룬을 떠난 그는 프랑스를 거쳐 스위스에 정착해 2014년 시민권을 받았다. 이런 사정을 미뤄봤을 때 엠볼로의 세리머니 자제는 자신의 모국을 위한 존중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엠블로가 골을 넣은 뒤 동료들도 크게 기뻐하기보다는 그를 다독여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엠블로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카메룬은 내 고향이고 어머니와 아버지, 내 가족이 모두 거기서 왔다"며 "내게 아주 특별한 경기"라고 말했다. 또 "가장 중요한 건 월드컵 경기"라며 "나는 여기서 행복하고 스위스의 일원인 게 자랑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히샬리송-비니시우스' 화력 폭발...브라질, 여유롭게 세르비아 제압
브라질은 25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세르비아를 2-0으로 제압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브라질은 최전방에 '손흥민 동료' 히샬리송(25·토트넘 홋스퍼 FC)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비닐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레알 마드리드), 하피냐(25·FC 바르셀로나)를 양쪽에 배치해 공세에 나섰다. 그 아래에는 에니마르(30·파리 생제르맹), 루카스(25·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카세미루(30·맨체스터 유나티이드) 등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공격을 받쳐줬다.
브라질은 전반전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후반전 히샬리송과 비니시우스의 활약으로 골맛을 보기 시작했다. 후반 17분 히샬리송은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비니시우스가 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쇄도해 골을 집어넣었다.
이어 후반 28분 비니시우스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히샬리송에게 패스, 히샬리송은 공을 받아 공중에 띄운 뒤 아름다운 오른발 터닝슛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2골에 만족하지 않고 그야말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브라질은 추가 득점에 실패했지만 이날 24개의 슈팅과 10개의 유효슈팅을 선보이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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