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안토니오 뤼디거(29·레알 마드리드)의 일본전 '달리기'를 두고 조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원래 그랬던 선수'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한다.
독일은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독일은 전반전에만 점유율을 80% 가까이 끌어올리며 주도권을 선점했다. 그 결과 일카이 귄도안(32·맨체스터 시티 FC)이 페널티킥으로 1점을 챙겼고, 경기 흐름은 후반전에도 계속됐다.
문제의 '달리기'는 이 때 나왔다. 뤼디거는 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치고 달리는 아사노 다쿠마(28·VfL 보훔)를 순수 속도만으로 따라잡아 골킥을 유도했다. 뤼디거는 아사노와의 속도 경쟁 막판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달렸는데 마치 타조가 달리는 것처럼 양 무릎을 크게 올려 눈길을 끌었다. 축구계에서는 이를 상대 선수에 대한 명백한 조롱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 디트마 하만은 경기 직후 "뤼디거가 그라운드에서 장난을 쳤다"며 "오만하고 무례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또 "축구의 기본 정신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레전드 토니 캐스카리노 역시 "뤼디거가 달리면서 웃고 있었다. 명백히 일본 공격수를 조롱하는 행동"이라고 꾸짖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독일이 일본에 역전패를 당하자 뤼디거의 달리기에 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역전골의 주인공이 뤼디거에 조롱을 당했던 아사노라는 점도 이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뤼디거는 원래 그런 선수'라는 시각도 있다. 뤼디거는 이미 이 같은 달리기 자세로 몇 차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일례로 그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첼시 FC 수비수로 활동하던 당시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와의 경기에서 일본전과 같은 달리기를 보여준 바 있다.
또 뤼디거는 지난 9월 독일 매체 'Sport1'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달리기 자세에 대해 "나는 내가 더 빠르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한다"며 "사람들이 이를 재밌다고 생각하면 나 역시 그들과 함께 웃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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