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침대축구는 안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실제 경기시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의 추가 시간이 경기 당 15분 가까이 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지 경기가 중단되면 무조건 추가 시간에 합산되며, 추가 시간 중 중단되는 시간까지 추가 시간에 합산됨으로써 선수들은 경기당 15분을 더 뛰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른 선수들의 체력 관리도 변수로 등장했다.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호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은 정규시간 90분을 넘어 총 103분 22초 동안 진행되며 이번 대회의 경기별 누계 추가시간이 120분(8경기)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총 8경기의 추가시간은 120분 13초다. 이 가운데 지난 21일 열린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에선 추가 시간이 27분 16초로 가장 많았다. 전반전 45분이 지난 후 14분8초, 후반전 45분이 지난 후 13분8초의 추가시간이 부여됐다. 전반전은 이란 골키퍼의 부상 치료 등에 들어간 시간이, 후반전은 총 5골이 들어가 경기가 지연된 상황이 반영됐다. 특히 전반전의 14분 8초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래 가장 긴 추가시간이다.
전날 진행된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도 20분 15초의 시간이 추가됐다. 전반전에서 사우디 선수 두명의 부상과 아르헨티나의 오프사이드 판독이 7차례 있어 6분22초의 추가시간이 나왔다. 후반에도 양 팀의 오프사이드 4회와 부상 및 선수교체 등이 잇따르며 13분53초 경기시간이 늘었다.
FIFA는 이미 이번 대회에서 추가시간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을 공언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소속의 FIFA 심판위원장 피에를루이지 콜리나는 월드컵 개막 전날 외신과 인터뷰에서 "(전후반마다) 6~8분의 추가 시간이 전광판에 나와도 놀라지 말라"며 "관객들은 90분의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값을 지불하는데 실제 경기시간은 절반에 불과한 경우도 있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낭비되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FIFA는 각종 규정을 적용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강화했다. 특히 경기 중 정확한 판단이 까다로운 오프사이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정하기 위해 이번 월드컵에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선수들의 신체부위를 추적해 패스를 포착하고 인공지능(AI)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SAOT는 개막전부터 적용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21일 카타르-에콰도르 경기 당시 에콰도르의 에네르 발렌시아(33‧페네르바체 SK)가 전반 3분 만에 헤딩슛에 성공했다. 그러나 VAR 심판들이 '콜'을 던져 주심이 약 10초 뒤 골 취소를 선언했다. 통상 몇분 씩 소요되는 판정이 초 단위로 끝난 것이다.
FIFA는 이외에도 부상 치료, 선수교체, 옐로카드와 레드카드 선언,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경우 등으로 경기가 지연되는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해 시간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운동장에서 드러눕거나 시간을 지연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공이 구르는 '실 경기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는 대다수 경기가 100분 이상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100분 미만으로 종료된 경기는 멕시코와 폴란드의 C조 조별리그 1차전(99분20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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