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줌인] 첫 '이슬람 국가' 개최, 제약도 많다 …'NO 음주·노출'


버드와이저 "맥주 재고는 우승국에"
FIFA·카타르, 전례없는 '복장규정' 신설

21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코르니쉬 거리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축하하는 불꽃쇼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주최국 카타르가 이슬람 국가인 만큼 경기장 내 음주가 금지된다. /코르니쉬(카타르)=뉴시스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 첫 중동지역 월드컵이 킥오프하면서 경기장 내 음주와 복장에 제한이 걸렸다. 일부 애정표현까지도 법의 저촉을 받을 수 있다.

21일 개막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국의 종교적 영향으로 역대 월드컵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문화적 제동이 걸린다. 이번 월드컵은 이날 오전 1시(한국시간)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가 A조 조별리그를 벌이며 킥오프했다. 대회는 오는 12월 19일까지 29일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와 접한 중동지역 국가다. 국민의 대다수가 이슬람교 수니파를 믿으며 아랍계 민족이 40%, 인도계가 18%를 차지한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법’을 국가 법령으로 지정하고 있어 음주와 돼지고기를 먹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왕실의 결정으로 이번 월드컵에서는 경기장에 주류를 반입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카타르는 FIFA와 버드와이저의 스폰서십을 고려해 월드컵 기간 중 티켓을 소지한 팬들에 한해 경기장 인근의 지정된 판매처에서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이를 뒤집어 경기장에서 모든 술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FIFA는 글로벌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와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에 달하는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버드와이저는 공식 트위터에 "흠, 이러면 곤란한데…"라는 짧은 글을 썼다가 삭제했다. 이후 판매금지로 남은 맥주 재고를 월드컵 우승국에 상품으로 제공할 것(Winning Country gets the Buds)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20일 버드와이저는 월드컵 우승국에 맥주 재고를 상품으로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버드와이저 공식 트위터

다만 월드컵 기간 카타르의 수도 도하 시내 ‘팬 구역’과 일부 호텔에서는 외국인에 한해 술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무알코올 맥주 ‘버드 제로’는 경기장 내부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팬들의 드레스 코드(복장규정)도 까다롭게 적용된다. FIFA는 카타르와 협의를 통해 이번 월드컵 기간 적용할 ‘복장 규정’을 만들었다. 외국인을 포함한 남성은 최소 무릎 아래까지 가리는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여성은 바지나 긴 치마를 입어야 하며 레깅스와 신체가 드러나는 옷은 입을 수 없다.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들의 아내 또는 여자친구들이 이번 대회에 단정한 옷을 입어야 한다는 권고를 받고 있다"고 지난 20일 단독으로 보도했다. 가슴 부위가 파인 상의나 짧은 치마, 몸에 딱 붙는 바지 등 노출이 심한 옷은 아예 가방에 넣지 말라는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당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애정 표현도 법의 저촉을 받을 수 있다. 카타르에서는 혼인 관계가 아닌 경우 성관계가 법적으로 금지된다. 최대 징역 7년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동성애 역시 금지되고 있다. 또 공공장소에서 '비도덕적' 행위를 할 경우 최대 징역 6개월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외국인의 경우 법적 제재로부터 어느정도 자유로울 전망이다. FIFA 측은 "성별과 무관하게 손을 잡고 다니거나 경기장에서 입을 맞추는 것만으로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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