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나. 골 직전에는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시즌 첫골이 무산되더니 후반 회심의 슛은 굴절되면서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며 5경기째 골 침묵이 이어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은 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3-4-3전형의 왼쪽 윙포워드로 교체 없이 풀타임 활약했으나 계속되는 골 불운으로 시즌 1호골 등록에 실패했다.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일부 영국 언론의 벤치 출발 예상과 달리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주며 스타팅멤버로 내세운 뒤 후반 히샬리송의 교체 투입 대상 선수 또한 오른쪽 윙포워드 데얀 쿨루셉스키를 지목하는 등 신뢰를 보였으나 손흥민의 골을 끌어내지 못하고 1-1 무승부에 그쳤다. 토트넘은 기대했던 승점 3점 대신 1점 획득에 그치며 개막 후 3승 2무 무패 승점11로 위안을 삼았다.
손흥민의 불운은 콘테 감독의 확실한 밀어주기에도 불구하고 계속됐다. 사우샘프턴과 개막전 이후 4경기 만의 풀타임 출전에도 불구하고 예전 같으면 쉽게 골망을 흔들 수 있는 상황에서 두 차례나 가로막혔다. 골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많이 다운된 모습이 역력했다.
전반 34분 손흥민은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손흥민은 공격 삼각편대를 이룬 해리 케인, 쿨루셉스키와 함께 하프라인을 돌파하며 웨스트햄 수비진을 뚤고 상대 골 마우스까지 치고 들어갔다. 웨스트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골라인까지 파고든 해리 케인은 골마우스의 손흥민을 향해 낮고 빠르 크로스를 연결했다.
손흥민이 발만 갖다대면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 그런데 웨스트햄 수비수 틸로 케러가 손흥민 바로 앞에서 발을 뻗으며 차단에 나섰다. 순간 골망이 흔들렸다. 언뜻 보기에는 그토록 고대하던 '손케 듀오'의 합작골이 터지는 것처럼 보였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의 콘테 감독도 특유의 '손 자전거' 세리머니를 격렬하게 펼쳤다.
하지만 손흥민의 골은 아니었다. 토트넘의 선제골은 터졌지만 웨스트햄 수비수 틸로 케러의 자책골이었다. 골 일보 직전에서 막힌 손흥민으로서는 정말 안 풀리는 경기였다. 토트넘도 후반 흔들렸다. 후반 10분 동점골을 내줬다. 미카일 안토니오의 감각적인 패스 한 방에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무너지며 토마시 수첵에게 1-1 동점골을 내줬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회심의 첫 슈팅을 날렸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가운데로 이동하면서 오른발로 감아찼다. 볼이 제대로 발등에 얹혔다. 지난 시즌 득점왕 시즌에서 자주 골을 넣던 장면이었으나 이번에도 볼은 상대 수비수를 맞고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콘테 감독은 후반 31분 히샬리송을 투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의 히샬리송은 바로 손흥민의 로테이션 멤버로 거론되는 핵심 공격수다. 손흥민은 개막전 풀타임 이후 3경기에서 후반 30분께 계속 교체됐는데 대부분 히샬리송이 교체멤버로 투입됐다. 이날도 손흥민과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콘테 감독은 쿨루셉스키를 빼고 히샬리송을 투입하며 손흥민에게 득점 기회를 더 갖게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경기는 1-1로 끝났다. 5경기 연속 골침묵을 깨뜨리지 못한 손흥민은 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양팀 통틀어 가장 낮은 평점 5.91를 받았다. 유효슈팅은 없고 슛 1개만 기록한 통계 수치로 활약을 평가한 후스코어드닷컴뿐 아니라 대부분의 매체에서 낮은 평가를 면치 못했다.
한편 이날 새벽 5라운드를 치른 울버햄튼의 황희찬은 결장했다.울버햄튼은 승격팀 본머스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시즌 첫승에 실패했다. 세리에A 나폴리의 수비수 김민재는 레체와 4라운드에서 풀타임 출장했다. 나폴리는 1-1 무승무를 기록하며 시즌 2승2무로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