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한국축구대표팀이 4강 진출의 길목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특히 이번 '한일전'은 디펜딩 챔피언 한국의 대회 2연패를 위한 분수령일 뿐 아니라 6년 전 결승전 대역전패의 설욕 의미도 갖고 있어 더 주목된다.
일본은 9일 오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 3차전에서 마스키 구류의 선제골과 사토 게인, 미토 순스케의 추가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일본은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바이가 아랍에미리트(UAE)를 2-0으로 제압하며 조 2위로 밀렸다
2승1무 승점7로 동률을 이룬 사우디와 일본은 사우디가 골득실에서 +7로 +4의 일본에 앞섰다. 이로써 D조 2위 일본은 4강 진출을 놓고 C조 1위 한국의 황선홍호와 오는 12일 오후 10시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녹다운 토너먼트의 한일전을 펼치게 됐다.
한국은 전날(8일) 태국을 1-0으로 꺾고 C조 1위로 8강에 선착했다. 황선홍호는 말레이시아와 1차전에서 4-1로 이기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으나 베트남과 1-1로 비기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태국과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2승 1무로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유럽파인 '슛돌이' 이강인(레알 마요르카)과 홍현석(LASK린츠)의 플레이가 갈수록 살아나고 있는 황선홍호는 이번 한일전에서 6년 전의 수모를 갚아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국과 일본이 U-23 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2016년 카타르 대회 결승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2-0으로 앞서다 후반에 3골을 내주고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우승컵을 넘겨준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다만 황선홍호가 상대하는 일본대표팀은 23세 이하팀이 아니라 21세 이하팀이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2024년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오이와 고 감독을 선임하고 일찌감치 21세 이하팀을 구성한 뒤 이번 대회를 전력 강화의 일환으로 출전하고 있다.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23세인 다른 참가국과 달리 일본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는 21세이지만 한국의 이강인 또한 21세여서 이강인과 이들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일본은 아랍에미리트와 1차전에서 2-1로 이긴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2차전에선 0-0으로 비기고, 타지키스탄과 최종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일본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 감독 출신의 오이와 감독이 조련하고 있는 일본 U-21팀은 유기적 부분전술을 바탕으로한 조직력이 좋고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된 수비와 공격력을 보여 안심할 수 없는 상대로 평가되고 있다.
황선홍호로선 몸상태가 좋지 않은 이강인이 중원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3골 1도움으로 활약 중인 '슈팅 몬스터' 조영욱과 오세훈의 득점력이 얼마나 살아날지에 따라 설욕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8강전을 통과하면 기세가 좋은 홈팀 우즈베키스탄-이라크전 승자와 4강전서 만난다.
한편 D조 1위에 오른 사우디는 공오균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C조 2위)과 13일 8강전서 맞대결을 벌인다. 이밖에 A조 1위 우즈베키스탄은 B조 2위 이라크와, A조 2위 투르크메니스탄은 B조 1위 호주와 각각 8강서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