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태국을 꺾고 8강에 올라 아시아 2연패를 향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 U-23 대표팀은 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슛돌이' 이강인과 '슈팅 몬스터' 조영욱 등 베스트 멤버를 선발로 내세운 가운데 전반 35분 조영욱의 패스를 고재현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골키퍼를 제치며 선제골을 성공시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조별리그 2승1무 승점7을 기록한 한국은 C조 1위로 D조의 1위 사우디 아라비아(1승1무)나 2위 일본(1승1무), 아랍에미리트(1승1패) 가운데 한 팀과 8강 토너먼트 경기를 펼쳐 4강 진출을 다툰다. D조 최종전인 일본과 타지키스탄,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전은 9일 오후 10시에 각각 열려 8강 진출팀을 가린다.
한국은 지난 3일 말레이시아와 1차전에서 4-1로 완승한 이후 5일 베트남과 2차전에서 1-1로 비기는 바람에 1승1무(승점 4)로 태국과 승점이 같아 자력 8강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어려운 최종전을 치렀다. 한국은 태국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에서도 동률을 이뤘으나,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뒤져 조 2위로 처진 가운데 비기기만 하면 8강에 오르는 태국의 수비 위주 플레이에 슈팅 기회를 제대로 찾지 못 하다 양쪽 윙어 조영욱과 고재현의 위치를 서로 바꾸면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황선홍 감독은 유럽파인 이강인과 홍현석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 안정적 볼 배급으로 오세훈 조영욱의 득점력을 살리는 4-1-4-1전형을 펼쳐보였으나 태국의 조직적이면서도 유기적인 플레이에 좀처럼 득점 기회를 찾지 못 하자 공격에서의 포지션 체인지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전반 35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 조영욱은 오세훈의 패스를 침투하는 고재현에게 노마크에 가까운 침투패스를 넣어 선제골의 디딤돌을 놓았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한 고재현은 조영욱의 절묘한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카타르 부심이 오프사이드 판정의 깃발을 들어 한동안 골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나 카타르의 주심 살만 아마드 팔라히가 VAR 판독 끝에 골을 인정, 한국의 1-0 리드가 이뤄졌다. 태국은 선제골을 내주자 곧바로 선수 두 명을 공격수로 교체하며 8강 진출의 의지를 내비쳤다. U-23 아시안컵 본선은 16개국이 4개국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2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오른다.
태국은 한국에 질 경우 조 3위 베트남이 최하위 말레이시아에 이기면 탈락하기 때문에 실점 후 공격 전환에 나섰다. 태국은 베트남이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하면서 결국 1승1무1패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공오균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승 2무 조 3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은 2014년 창설돼 2년마다 열리는 U-23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적이 없다. 지난 대회에는 우승했다. 말레이시아와 1차전에서 폭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왼발을 뽐냈던 유럽파 이강인은 2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선 허벅지 통증으로 결장했지만 태국과 최종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이강인은 전반 9분과 30분 공격의 속도를 올리는 전환패스로 좋은 기회를 창출한 데 이어 후반 9분 조영욱의 노마크 찬스를 만드는 패스로 '천재 미드필더'다운 경기력을 보였다.
이강인은 전반 홍석현보다 수비쪽에 더 치우친 플레이를 하다 후반 들어 공격쪽에 무게 중심을 두며 한국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이끌었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의 몸상태를 고려해 후반 19분 엄지성과 교체하며 쉬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 2경기 연속골로 총 3골을 기록 중인 조영욱은 첫 선발과 함께 선제골을 도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1도움)를 기록했다.
한편 A조 1위 호주와 B조 2위 투르크메니스탄은 11일 오후 10시, B조 1위 우즈베키스탄과 A조 2위 이라크는 12일 오전 1시 각각 8강 토너먼트 경기를 펼쳐 4강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