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과연 '꿀조'일까, '죽음의 조'일까.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벤투호가 대망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조추첨식을 앞두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선에 진출한 32개팀 어느 팀도 쉬운 팀은 없지만 그래도 전력의 차이와 팀 간 상성은 있는 만큼 어느 팀과 한 팀으로 묶이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할 32개국 가운데 29개국이 결정된 가운데 FIFA(국제축구연맹)가 대회 개막 7개월여를 앞둔 4월 2일 오전 1시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조 추첨식을 개최한다. 그동안 월드컵은 5월 말~6월 중순에 열렸다. 여름철 기온이 높은 카타르는 11월에 대회를 개최하면서 사상 첫 ‘동계 개최’라는 독특한 역사를 쓰게 되는데 조 추첨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본선 대회 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한국은 FIFA가 31일 발표한 3월 FIFA 랭킹에서 지난달보다 3.31점이 깎인 1519.54점을 받았지만 29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네갈(20위), 이란(21위), 일본(23위), 모로코(24위), 세르비아(25위), 폴란드(26위), 튀니지(35위)와 함께 FIFA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에서 3포트로 들어가게 됐다. 이들 3포트 팀들은 한국과 같은 조가 되지 않는다.
조 편성은 3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8개국씩 4개의 포트로 분류한 뒤, 각 포트별로 한 팀씩 같은 조에 속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FIFA 랭킹 29위인 한국은 3포트에 속해 1포트와 2포트, 4포트의 한 팀씩과 같은 조에 속해 상위 두 팀에게 주어지는 16강 진출권을 놓고 다투게 된다.
조 추첨 원칙에 따라 같은 대륙 국가는 한 조에 묶이지 않는다. 13팀이 나오는 유럽만 예외다. FIFA는 1~4 포트 팀들을 하나씩 골라 조를 짠다. 한국은 같은 아시아 국가인 개최국 카타르가 속한 A조엔 들어가지 않고, 1포트의 다른 강팀 중 하나와 반드시 싸워야 한다. 한국 입장에선 2포트 국가 중 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이나 네덜란드는 피하는 편이 좋다.
2포트 팀 중에선 미국의 전력이 처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1승을 따낼 상대는 포트 4팀이다. 하지만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나라를 만나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FIFA 랭킹으로 따졌을 때 한국에 최상의 '꿀조' 편성은 포르투갈, 미국, 가나와 한 조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1포트에는 FIFA 랭킹 51위의 카타르가 개최국 자격으로 포함됐고 1위부터 8위까지 있는 브라질, 벨기에, 프랑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페인, 포트투갈이 들어갔다. 카타르는 같은 대륙으로 한 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그나마 포트 1에서는 포르투갈이 만만한 편이다. 유럽과 남미를 대표하는 강팀들로 구성된 포트 1 팀들 가운데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브라질과 프랑스는 가장 피해야할 팀으로 꼽힌다.
한국과 '경합'을 펼쳐야 할 2포트에 속한 팀들도 만만치 않다. 멕시코와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우루과이, 스위스, 미국, 크로아티아가 속했다. 2포트에 속해 있긴 하지만 유럽팀들은 모두 예선을 1위로 통과한 팀들이다. 멕시코와 미국은 북중미 예선 2, 3위, 우루과이는 남미예선 3위로 통과했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단연 독일이다. 2포트에 속해 있긴 하지만 우승에 도전해볼 만한 후보로 꼽힌다. 네덜란드나 멕시코도 한국 입장에선 껄끄러운 상대일 수 있다. 한국으로선 독일 네덜란드 멕시코를 피해야 한다.
벤투호로선 미국을 만나는 게 가장 좋다. 미국은 북중미 예선을 가까스로 통과한 데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5승 3무 3패로 1,2 포트에 속한 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앞선 상대다. 미국은 외신들도 2포트에서 가장 전력이 약한 팀으로 꼽고 있다.
최대 변수는 포트 4다. 카메룬과 캐나다,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 가나, 그리고 유럽 PO와 아시아-남미 대륙간 PO, 북중미-오세아니아 PO 승리팀이 속했는데, 무엇보다 멕시코와 미국을 제치고 북중미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캐나다가 한국과 같은 포트 3이 아닌 포트 4로 떨어진 게 최대 변수다. 유럽 PO에서는 웨일스가 월드컵 본선에 오를 가능성이 커 한국이 포트 4에서 유럽팀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한국으로선 4포트의 북중미-오세아니아 PO 승리팀을 만나는 것도 좋다. 4포트의 북중미-오세아니아 대륙간 PO는 코스타리카와 뉴질랜드가 겨루는데, 객관적인 전력상 두 팀 모두 한국이 승점 3점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4포트에 속한 팀들 가운데 가나는 본선 진출국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60위 팀이어서 캐나다나 유럽 PO 등 다른 팀들보다는 더 수월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조 추첨식에는 지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을 마치고 카타르로 이동한 벤투 감독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참석한다. 벤투호는 오는 6월 A매치 4경기, 9월 2경기를 각각 앞두고 있다. 이번 조 추첨 결과에 따라 A매치 평가전 상대들을 결정할 예정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포트 배정 (3월 FIFA 랭킹)
▲1포트=카타르(개최국·51) 브라질(1) 벨기에(2) 프랑스(3) 아르헨티나(4) 잉글랜드(5) 스페인(7) 포르투갈(8)
▲2포트= 멕시코(9) 네덜란드(10) 덴마크(11) 독일(12) 우루과이(13) 스위스(14) 미국(15) 크로아티아(16)
▲3포트= 세네갈(20) 이란(21) 일본(23) 모로코(24) 세르비아(25) 폴란드(26) 대한민국(29) 튀니지(35)
▲4포트= 카메룬(37) 캐나다(38) 에콰도르(46) 사우디아라비아(49) 가나(60), 플레이오프 3팀*
* 유럽 PO : 웨일스(18) vs 우크라이나(27)/스코틀랜드(39)
* 아시아-남미 PO : 호주(42)/UAE(68) vs 페루(22)
* 북중미-오세아니아 PO : 코스타리카(31) vs 뉴질랜드(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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