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정' 박항서 베트남 감독 '뿔났다!'..."항의하면 3일 격리? "


29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최종 10차전 기자회견 격정 토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29일 일본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최종 10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홈팀 일본의 원정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성토했다./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항의하면 3일간 격리한다고 했다. 원정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일본 원정에 나선 박항서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최종 10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홈 팀 일본 측의 엄격한 방역수칙 적용에 불만을 드러냈다. 베트남어를 하는 통역이 일본 도착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되는 과정에서 통역 없는 경기에 대해 항의조차 하지 못하게 했다면서 일본 측의 지나친 처사를 성토했다.

박 감독은 일본과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 원정 경기를 하루 앞둔 2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홈팀으로서의 배려, 원정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코로나 확진 판정 기준치가 베트남보다 더 엄격한 일본 측이 이를 사전에 베트남 측에 알리지 않아 베트남 선수들과 감독 간의 소통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베트남 선수단 일부는 일본 입국 후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즉각 격리됐다. 한국어를 하는 박 감독의 통역도 포함돼 선수들과 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박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감독으로서 항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항의했지만, 항의하면 방역 수칙 위반으로 3일간 격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항의하는 것만으로 격리해야 한다면 격리를 당하겠다. 얼마든지 격리돼도 상관없다"면서 "나는 한국인으로 베트남 대표팀의 감독이다. 통역이 없으면 선수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9일 오후 7시35분(한국시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베트남과 일본의 B조 최종전은 두 팀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일전이다. 베트남은 1승 8패, 승점 3점으로 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과 첫승을 거둔 데 이어 처음 2승째를 기록, 탈동남아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일본 역시 9라운드 호주 원정에서 2-0으로 이겨 7승 2패, 승점 21점으로 최소 B조 2위를 확보하며 본선진출을 확정했지만 만약 베트남에 진다면 홈팬들 앞에서 체면을 구기는 것은 물론 사우디 아라비아에 1위를 내줄 수도 있어 무조건 필승을 벼르고 있다.

박 감독은 '"현재 베트남의 상황은 안 좋다. 몇몇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20명의 선수만 일본에 남아있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남은 선수들도 부상을 겪었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은 최고의 토너먼트에 진출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고 더 성장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라며 최종예선을 마무리하는 의지를 다졌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박항서 매직'을 펼쳐보인데 이어 중국과 8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역사적인 최종예선 첫 승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초반 부진을 털고 6연승으로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한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베트남이 지난 2017년부터 무려 5년째 박항서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을 거듭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호주 원정에서 막판 2골을 넣으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모리야스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은 조 최하위에 있지만, 어려운 상대다. 박항서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가 수년간 팀을 이끌며 베트남 축구의 토대를 훌륭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수비적으로 강한 데다 역습 속도가 빠르다"고 분선한 모리야스 감독은 "그들은 이번 경기에서도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도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홈에서 열리는 마지막 최종예선전이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2002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한 한국과 일본은 이날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면 중동축구의 거센 모래바람을 뚫고 A,B조 동반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B조 최종 10차전 일정(29,30일)

▲A조(앞팀이 홈)

UAE - 대한민국(29일 오후 10시 45분)

이란 - 레바논(29일 오후 8시 30분)

시리아 -이라크(29일 오후 10시 45분)

▲B조

일본 - 베트남(29일 오후 7시 35분)

오만 - 중국(30일 오전 1시)

사우디 아라비아 - 호주(30일 오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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