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골은 기록하지 못 했지만 승리를 설계했다. '슈퍼 소니' 손흥민(30)이 선발로 나서서 선제 결승골을 설계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브라이튼을 꺾고 톱4 진입 희망을 다시 살렸다. 2경기 연속 골 침묵을 지켰지만 상대 수비수들을 몰고 다닌 손흥민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승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1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과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원정 순연경기에서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께 3-4-3전형의 스리톱으로 나서 전반 37분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선제골을 만들어내는 등 80분 동안 활약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 했지만 후반 35분까지 뛰다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될 때까지 브라이튼 수비수들을 몰고다니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제공, 라이트백 로메로가 공격에 나서 결승골을 기록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0-0의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37분 세르히오 레길론의 굴절된 패스를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외곽에서 받아 세 명의 수비수를 앞에 두고 페널티아크 부근의 클루셉스키에게 연결, 선제골 기회를 창조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한 쿨루셉스키의 슛은 페널티지역 안까지 침투한 로메로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상대 골문을 뚫었다. 두 차례의 굴절된 볼이 골로 연결된 토트넘에게는 행운이 따랐지만 홈 경기를 치른 브라이튼에게는 불운이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케인은 후반 12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EPL 통산 원정 최다골 기록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EPL 원정 최다골은 은퇴한 웨인 루니의 94골이었으나 케인은 이날 승리를 확정하는 쐐기골로 95골을 기록, 손흥민과 함께 EPL 통산 최다 합작골을 신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또 하나의 기록을 수립했다.
케인은 또한 리그 12골로 손흥민(11골)을 제치고 토트넘 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손흥민은 올 시즌 EPL에서 11골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1골을 포함하면 공식전 12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6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27라운드, 지난 8일 에버턴과 28라운드에서 정규리그 2경기 연속 골 맛을 봤던 손흥민은 지난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9라운드에 이어 2경기 연속 침묵했다.
유럽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6점을 부여했다. 토트넘에서 선발로 뛴 11명 중 맷 도허티(6.3점) 다음으로 낮은 점수다. 케인은 7.7점을 받았고,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8.1점으로 가장 높았다. 풋볼런던도 손흥민에게 도허티(5점) 다음으로 낮은 평점 6점을 부여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12월 치를 예정이었으나, 당시 토트넘 선수단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연기됐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하며 15승3무10패 승점 48로 리그 7위에 복귀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6위 웨스트햄과는 승점에서 같았으나 골득실에서 3골이 뒤져 순위가 밀렸다.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아스널(승점 51)과는 승점 3점 차다. 아스널은 이날 2위 리버풀(승점 69)에 0-2로 졌다.
토트넘은 오는 21일 오전 1시30분 순위 경쟁을 벌이는 웨스트햄과 '박4' 진입을 위한 중요한 EPL 홈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