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호골' 손흥민, 존재감 더 빛난 '토트넘 해결사'


10일 EPL 24R 사우스햄튼전 1골-1자책골 유도, 2-3역전패에도 존재감 UP

토트넘 손흥민이 10일 사우샘프턴과 EPL 24라운드 홈경기 후반 2-1로 리드하는 시즌 10호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해결사로서의 존재감이 더 빛났다. 오랜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온 '슈퍼 소니' 손흥민(30·토트넘)이 고군분투하며 시즌 10호골과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기민한 플레이로 팀 패배 속에서도 존재감을 더 빛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1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해리 케인~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이뤄 선발 출장한 뒤 전반 17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고, 후반 25분 2-1 리드골까지 터뜨리는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이 기민한 공간침투로 시즌 10호골을 기록하는 순간./런던=AP.뉴시스

다리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전열에서 이탈했다가 돌아온 손흥민은 2022년 첫 골로 리그 9호골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 넣은 1골을 더해 시즌 10호 골, 6시즌 연속 두자릿수 골을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6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FA컵 32강전에서 복귀전을 치러 69분을 소화하며 3-1 승리여 기여한 뒤 이날 부상 회복 후 두 번째 경기에 풀타임 출전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사우샘프턴의 저돌적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수비가 흔들리며 '빅4' 진입의 중요한 경기에서 1-0, 2-1로 앞서가다가 2-3으로 역전패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토트넘은 11승 3무 7패 승점 36점으로 리그 연패를 당하며 7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전반은 슈팅수에서 2-15로 절대 열세를 보였으며 유효슈팅에서도 2-6, 볼점유율에서도 38-62%의 열세를 면치 못 했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재정비했지만 아직 완전히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사우샘프턴에 끌려다녔다. 센터백 에릭 다이어의 부상 공백도 컸다. 토트넘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탕귀 은돔벨레와 지오반니 로 셀소, 브리안 힐을 각각 올림피크 리옹, 비야레알, 발렌시아로 임대 이적했다. 손흥민의 절친 델레 알리는 에버턴으로 이적했다.

빗속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 트레이드를 했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해 2-3으로 역전패했다./런던=AP.뉴시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뛰던 데얀 쿨루셉스키와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영입해 이적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클루셉스키와 벤탄쿠르는 이날 후반 교체멤버로 투입돼 EPL 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사우샘프턴의 달아오른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흥민만 빛났다. 약 한 달만에 리그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팀의 그늘이 짙은 만큼 빛을 발했다. 전반 15분에는 해리 케인과 합작으로 사우스햄튼 수비라인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부분 전술로 세르히오 레길론에게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주는 키플레이어로 활약했다. 레길론의 슛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히고 말았지만 순식간에 이뤄진 손흥민과 해리 케인, 레길론으로 이어진 조직적 플레이는 한폭의 그림을 방불케했다.

전반 17분에는 기어이 골을 끌어냈다. 손흥민은 오른쪽 코너플래그 부근에서 올라온 호이비에르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골에어리어로 대시하며 골문을 열었다. 순간적으로는 손흥민이 골을 기록한 듯했지만 슬로 비디오로 판독한 결과 손흥민을 견제하던 얀 베드나레크가 태클로 볼을 걷어내려다 자기 골문에 넣는 자책골로 기록됐다. 상대 수비수의 발에 볼이 맞지 않았다면 손흥민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 침투 상황이었다.

실제로 손흥민은 비슷한 상황에서 후반 골을 터뜨렸다. 1-1 동점이던 후반 25분 손흥민은 오른쪽에서 올라온 루카스 모우라의 크로스를 골에어리어로 대시하며 논스톱 왼발 슛으로 2-1 리드골을 만들어냈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맹렬하게 두 손을 흔들며 코치진을 껴안는 등 열광적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 홋스퍼 팬들 손흥민의 복귀에 환호했다.

토트넘은 후반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34분과 37분 연속골을 내주며 2-3 역전패했지만 손흥민의 플레이는 그나마 남은 경기에서 희망을 불어넣었다. 특히 손흥민은 9호골을 기록한 리그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여 토트넘의 막판 '빅4' 진입 꿈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손흥민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16골의 모하메드 살라와 10골의 디오고 조타(이상 리버풀)뿐이다. 토트넘에서는 리그 득점 2위가 5골의 케인일 정도로 손흥민의 존재감은 돋보인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후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는 이것보다 훨씬 더 잘해야 한다. 5분 안에 비슷한 골은 2골이나 내주었다. 리드한 상태였고 경기를 더 일찍 끝낼 수 있었는데 실망스러운 결과다. 우리는 다시 나아가야 하고, 반등해야 한다. 힘든 밤이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느낌, 에너지, 그리고 승리하는 정신을 준 것에 매우 기쁘다. 경기에서 지면 선수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일요일에 우리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오후 11시 황희찬의 울버햄튼과 EPL 25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skp200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