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골 헌터'로서의 본능을 되찾았다. '갓의조' 황의조((30·보르도) '벤투호' 합류를 앞두고 가진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경기에서 리그앙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아시아선수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황의조는 23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와 2021~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7분 선제골과 39분 추가골, 후반 추가시간(90+1) 골로 시즌 7,8,9호골을 연달아 기록하는 사상 첫 해트트릭으로 4-3 승리에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황의조는 2019년 7월 14일 일본 J리그의 감바 오사카에서 FC 지롱댕 드 보르도로 이적, 한국인 국적으로서 12번째 리그앙 선수로 이름을 올린 뒤 3시즌 만에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또 황의조는 리그앙 통산 27골을 넣으며 박주영(울산 현대)이 AS 모나코에서 뛰었을 때 기록했던 아시아선수 프랑스리그 최다골(25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42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황의조의 3골 활약으로 보르도는 최근 리그 3연패를 끊고 4승 8무 10패(승점 20)로 17위에 올라서며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특히 보르도의 이날 승리는 최근 리그 3연승을 달리며 4위를 기록하던 스트라스부르를 상대로 거둔 것이어서 가치를 더했다.
지난해 12월 13일 트루아와 18라운드에서 6호골을 기록했던 황의조는 이후 컨디션 난조로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 하다가 이날 하루에 무려 3골을 추가하며 시즌 9번째 골을 기록, 프랑스 리그앙 득점 순위 9위에 올라섰다.
황의조의 해트트릭은 골지역에서 기민한 골감각을 보여주는 재능이 마침내 빛을 발했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었다. 황의조는 페널티박스 지역에서 순간적 돌파와 정확한 마무리로 득점을 하는 재능이 뛰어난 포워드인데, 이날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서 그 공격적 재능이 제대로 폭발했다.
최정방 공격수로 나선 황의조는 전반 17분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왼쪽 낮은 크로스를 쇄도하며 오른발을 갖다 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순간적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 순발력이 돋보였다. 2-0으로 앞서던 전반 39분에는 정확한 킥이 돋보였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상대 수비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려 절정의 골감각을 보였다.
달아오른 황의조의 득점포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이어졌다. 3-2로 쫓기던 후반 추가시간에 알베르트 엘리스의 어시스트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황의조는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양팀 최고 평점인 9.51점을 받았다.
황의조의 활약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중동 원정을 나선 벤투호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의 부상으로 공격력에 우려를 자아냈으나 터키 전지훈련에서 조규성 권창훈 백승호 김진규의 컨디션이 살아난 데다 황의조의 득점력까지 회복,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 확정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27일 레바논, 다음 달 1일 시리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원정 7,8차전을 치른다. 황의조는 24일 벤투호의 터키 전훈캠프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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