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부상 공백' 토트넘, '콘테 매직'으로 대역전승 '5위'


20일 EPL 17라운드 레스터 시티전, 후반 추가시간 2골로 3-2 역전승

토트넘 선수들이 20일 열린 레스터 시티와 EPL 17라운드 순연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2분 동안 2골을 넣는 3-2 대역전 드라마를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레스터=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이보다 더 극적일 수 있을까.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에 역전골!! 베르바인을 춤추게 만든 '콘테 매직'이 '레스터 기적'을 만들고, 레스터 시티 팬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정규 시간 90분이 지났을 때까지만 해도 2-1로 앞서던 레스터 시티는 귀신에 홀린 듯 추가시간 2분 만에 2골을 토트넘에 내주는 최악의 참사에 넋을 잃었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30)이 다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이 2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동점골과 신들린 듯한 후반 교체멤버 스티븐 베르바인의 추가시간 2골 활약에 힘입어 3-2로 역전승했다.

1-2로 뒤지던 후반 34분 베르바인을 투입하며 대역전극을 끌어낸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레스터=AP.뉴시스

전,후반 정규시간 90분이 종료될 때까지 1-2로 끌려가던 토트넘은 5분이 주어진 추가시간에 대반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추가시간이 끝날 무렵인 90+5분에 베르바인이 2-2 동점골을 넣고, 또 주어진 추가시간인 90+7분에 베르바인이 역전 결승골을 넣어 '레스터의 기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지난해 11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후 정규리그 9경기 연속 무패(6승 3무)를 이어가며 리그 11승 3무 5패 승점 36을 기록, 아스널을 승점 1점차로 제치고 5위로 도약했다. 토트넘은 아스널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이날 토트넘의 대역전 드라마는 콘테 감독의 연출로 이뤄졌다. 손흥민 부상으로 공격력에 차질을 빚은 콘테 감독은 해리 케인과 루카스 모우라를 투톱으로 내세운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해리 케인-루카스 모우라, 세르히오 레길론-해리 윙크스-올리버 스킵-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에메르송 로얄, 벤 데이비스-다빈손 산체스-자펫 탕강가, 위고 요리스가 나섰다.

후반 추가시간에 2-2 동점골을 넣고 있는 베르바인./레스터=AP.뉴시스

하지만 토트넘은 주전 선수 대부분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장 등으로 빠진 레스터 시티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90분까지 끌려갔다. 4-3-1-2 포메이션으로 나선 레스터 시티는 패트슨 다카-아데몰라 루크먼, 제임스 메디슨, 키어넌 듀스버리 홀-함자 차우두리-유리 틸레망스, 루크 토마스-야닉 베스테르고르-찰라르 쇠윈쥐-마르크 올브라이턴, 캐스퍼 슈마이켈로 정규시간 2-1 리드를 지켜 승리를 목전에 두는 듯했다.

'콘테 매직'은 후반 추가시간에 빛을 발했다. 선제골을 내주며 쫓아가는 경기를 펼치던 콘테 감독은 1-2로 뒤지던 후반 34분 발 빠른 베르바인을 투입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보여준 전술 조합이 손흥민 대신 베르바인으로 바뀌며 기적 같은 2골을 끌어냈다. 베르바인은 패색이 짙은 후반 50분 2-2 동점골을 작렬시킨데 이어 추가시간이 끝난 뒤에 다시 주어진 추가시간 2분 뒤 해리 케인의 절묘한 전방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3-2 드라마를 완성했다. 케인은 베르바인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1골-1도움을 기록했다.

다리부상으로 레스터 시티전에 결장한 손흥민./AP.뉴시스

상대 선수들의 체력적 약점을 고려해 스피드가 좋은 베르바인을 왼쪽 윙백 세르히오 레길론 대신 투입한 콘테 감독의 용병술이 절묘하게 적중했다. 표정 변화가 별로 없는 해리 케인도 사자후를 토해냈다. 토트넘 선수들은 모두 열광했다. 반대로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믿을 수 없는 경기 결과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일어날 줄 몰랐다.

하지만 콘테 감독은 경기 후 냉정한 모습으로 선수들의 흥분을 달랬다. 콘테 감독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스코어에서 끌려갔던 점을 지적하며 "더 경기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콘테 감독은 'B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훌륭한 승리였다. 솔직히 지는 것이 말이 안 됐던 경기다.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는데 운이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서 끝까지 싸웠던 것이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손흥민도 동료들의 분전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지난 6일 첼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 1차전을 마친 뒤 다리 근육 부상으로 훈련에서 제외된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SNS를 통해 2골을 기록한 베르바인을 향해 "내 동생!!!!"이라고 하트를 날렸다. 이어 동료들에게도 "이길 자격이 있던 동료들"이라고 칭찬했다.

손흥민은 A매치 기간까지 한 달 가깝게 결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7일 벤투호의 레바논, 내달 1일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 8차전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오는 24일 오전 1시30분 첼시와 EPL 원정 경기를 나선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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