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 푸스카스상 수상 '영예'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슈퍼 소닉' 손흥민(28·토트넘)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에 주어지는 '푸스카스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아시아와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바야흐로 월드클래스 반열의 골잡이로 이름을 떨치며 거듭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8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에서 지난해 12월 손흥민이 번리와 2019~2020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70m 드리블 후 성공한 '원더골'을 푸스카스상 수상작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푸스카스상은 레알 마드리드와 헝가리 국가대표로 현역 시절 마법 같은 골을 자주 넣었던 축구 영웅 페렌치 푸스카스의 이름을 따 2009년에 제정돼 매년 FIFA시상식에서 시상하고 있다.
손흥민의 푸스카스상 수상은 올 시즌 골마다 순도 높은 기량의 득점을 보여주고 있는 '마법 골'이 공식적으로 전 세계 축구를 관장하는 FIFA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흥민은 번리전에서 토트넘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에서 볼을 잡은 뒤 번리 진영으로 혼자 돌파를 하기 시작해 약 70m를 질주하며 상대 수비수 6명을 따돌린 뒤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넣어 감탄을 자아냈다. 당시 이 골은 EPL ’12월의 골'과 영국 공영방송 BBC의 ‘올해의 골’,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2019-2020 시즌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
손흥민은 힐킥으로 기가 막힌 골을 기록한 수아레스, 아라스케타와 최종 경합을 벌였으나 결국 최종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한국인 최초로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선수로는 지난 2016년 모하메드 파이즈 수브리(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팬 투표와 축구전문가 투표를 각각 50% 비율로 반영하는 이번 투표에서 손흥민은 총점 24점을 기록,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케타(플라멩구ㆍ22점)와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ㆍ20점)를 제쳤다.
손흥민은 시상식장과 연결된 화상 인터뷰에서 "공을 잡았을 당시 주변에 동료가 안 보여 직접 70m를 달렸고 골을 넣은 직후에는 이렇게 대단한 골이 될 줄 몰랐다. 번리전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경기를 마친 뒤 매우 특별한 골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토트넘의 조세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푸스카스상 수상 소식을 접한 뒤 SNS에 올린 영상에서 "귀가하며 FIFA TV를 시청 중이다. 손흥민이 푸스카스상을 받게 됐다. 올 시즌 최고의 골이었고, 당연히 수상자는 소니(손흥민의 애칭)여야 한다"고 기뻐했다.
손흥민이 지난 1년간 전 세계 축구경기에서 나온 골 중 가장 멋진 골을 뽑는 푸스카스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골만 잘 넣는 골잡이 이미지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하게 세계적 기량과 감각을 지닌 월드클래스 선수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특별히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더구나 세계축구 선수들의 축제인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에서 수상했다는 점은 상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올해의 선수상은 3시즌 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바이에른 뮌헨)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여자 선수상은 잉글랜드 수비수 루시 브론즈(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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