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토트넘-미들즈브러 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 3경기 출장 정지 후 새해 첫 출격 1-1 무승부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슈퍼 소니' 손흥민(28)이 다시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 라인에 돌아왔다. 지난달 23일 첼시전에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13일 만에 위기를 겪고 있는 토트넘 공격 라인에 복귀, 조제 무리뉴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듯 날카로운 공간 돌파를 보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원톱은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 해 빛을 발하지 못 했다.
손흥민은 5일 오후(한국시각) 영국 미들즈브러의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 미들즈브러와 경기에서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원톱을 맡아 공격을 이끌었다.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루카스 모우라가 공격 2선을 맡았으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에릭 다이어와 해리 윙크스, 포백 수비진은 라이언 세세뇽 ~얀 베르통언~토비 알더베이럴트~세르쥬 오리어가 호흡을 맞췄고 골문은 파울로 가차니가가 맡았다.
4-2-3-1전형의 원톱을 맡은 손흥민은 전반 5분 동안 고전하던 토트넘이 공격의 고삐를 당기던 전반 7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 3명을 뚫고 페널티 아크 왼쪽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볼을 패스, 날카로운 슈팅을 끌어냈다. 3분 뒤에슨 루카스 모우라의 전진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벽을 무너뜨렸으나 상대 골키퍼 메히아스가 먼저 볼을 걷어내는 바람에 슛 찬스를 잡지 못 했다.
손흥민은 오랜 만의 출장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경기 감각을 보여줬으며 해리 케인의 묵직한 돌파와 달리 재기넘치는 공간 돌파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자기 진영 20m~25m 위치에 두껍게 수비벽을 쌓은 2부리그 미들즈브러의 촘촘한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 한데다 양쪽 풀백인 세세뇽과 오리에의 크로스가 자주 끊기고 공격 속도를 맞추지 못해 매끄러운 공격을 이어가지 못 했다. 왼쪽의 세세뇽은 전혀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지 못 했으며 겉도는 플레이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토트넘은 전반을 0-0으로 마친 후반 5분 오프사이트 트랩을 펼치다 뚫려 플레처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16분 루카스 모우라의 헤더 동점골로 1-1 무승부에 그쳤다. 토트넘과 미들즈브러는 토트넘 홈구장에서 재대결을 펼쳐 32강 진출을 가린다.
손흥민은 3경기 출장정지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출격이 예고됐다.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경기에 앞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해리 케인과 미드필더 탕귀 은돔벨레가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 한다. 그러나 3경기 징계를 마친 손흥민과 독감에서 회복한 에릭 다이어가 복귀한다"며 손흥민의 복귀를 알린 바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공을 다투다가 레드 카드를 받고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지난달 26일 브라이튼과 29일 노리치 시티, 이달 2일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 했다. 당초 무리뉴 감독은 '박싱 데이' 주간에 열린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쌓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빅4' 진입을 노릴 예정이었으나 손흥민의 결장으로 차질을 빚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빠진 3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내준 가운데 고전을 면치 못 하며 1승1무1패에 그쳤다. 브라이튼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으나 노리치 시티와 2-2로 비기고, 사우샘프턴에는 0-1로 패하는 등 갈수록 뒷걸음질을 쳤다. 설상가상으로 토트넘 공격의 핵심 골잡이 해리 케인마저 새해 첫 경기인 노리치 시티에서 햄스트림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면서 공격 라인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해리 케인은 약 8주 치료를 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뉴 감독은 사우샘프턴전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결과도 얻지 못했고, 부상자도 나왔다. 경기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다. 손흥민 없이 3경기를 치르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손흥민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사실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혹사 논란이 일 만큼 무리뉴 전술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토트넘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무리뉴 체제에서 공격 2선의 왼쪽 윙포워드로 출장한 손흥민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 적극 가담하며 무리뉴 감독의 '비대칭 전술'로 인한 왼쪽 라인을 커버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에도 발빠른 스피드와 공간 돌파, 골 결정력으로 득점 사냥에서도 빛을 발했으나 손흥민의 결장 이후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은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무리뉴 감독으로선 손흥민의 복귀가 '천군만마'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손흥민은 '원톱' 해리 케인이 결장할 때 더 위력을 발휘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인상적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맨체스터 시티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박싱 데이' 주간의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주일의 휴식 기간을 가진 뒤 12일 오전 2시 30분 부동의 리그 1위 리버풀과 EPL 22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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