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일본] 황인범 20m 결승골, 벤투호 첫 우승...한국 동아시안컵 3연패

황인범이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본과 2019동아시안컵 최종전 전반 27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18일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1-0 승리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골결정력 빈곤에 시달리던 벤투호가 6게임 만에 필드골을 터뜨리며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운명의 한일전에서 승리하며 동아시안컵 3연패와 함께 개최국 첫 우승의 기록을 달성했다.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은 20m 중거리슛으로 대회 2호골을 기록하며 대회 MVP에 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전반 27분 황인범의 날카로운 중거리슛 선제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2015년, 2017년에 이어 대회 3회 연속 우승과 함께 개최국이 처음 우승하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또한 전날 여자부 한일전에서 0-1로 패하며 일본에 우승컵을 넘겨준 것도 설욕했다.

일본을 꺾고 동아시안컵 3연패를 이룩한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해 8월 취임한 벤투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1월 UAE아시안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미드필드에 변화를 준 4-3-3 포메이션으로 첫 한일전에 나섰다. 나란히 2승을 거두고 최종전에 나섰지만 골득실(일본 +6, 한국 +3)에서 일본에 뒤진 한국은 이겨야만 3연패에 성공하는 처지에서 이정협(부산아이파크)을 최전방 중앙에 놓고 나상호(FC도쿄)와 김인성(울산 현대)가 좌우 날개에 포진시킨 뒤 중원에는 손준호(전북 현대)와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주세종(FC서울)을 삼각형으로 세웠다.

일본과 최종전에서도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진가를 발휘한 공격하는 수비수 김민재./대한축구협회 제공

포백 수비진에는 중국전과 같은 김진수(전북 현대)~김영권(감바오사카)~김민재(베이징궈안)~김태환(울산 현대)을 세우고 골문은 김승규(울산 현대)에게 맡겼다. 골키퍼는 이번 대회 3경기 모두 다른 선수들을 출전시키며 기량을 테스트했다. 한국은 1차전에서 스트라이커 김승대가 갈비뼈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하고, 훈련 과정에서 수비수 김문환과 문선민이 통증을 호소해 선수 기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벤투 감독은 특히 이번 대회 2경기에서 3골 모두 세트피스로만 기록해 골결정력 부족과 필드골 빈곤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더구나 일본보다 하루를 덜 쉬고 경기에 나선 만큼 체력적 부담이 있었으나 미드필드에서의 전방 압박으로 일본의 빠른 공격 전개를 끊고 득점권에서의 과감한 슈팅으로 주도권을 장악했다.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선수들. 지난해 8월 취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반 9분에는 주세종의 오른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가 헤더로 골대를 때려 2만여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25분에는 주세종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이 헤더를 막기 위한 일본 수비수 하타나카 신노스케의 헤더가 자기 편 골대를 때려 자책골이 될 뻔하기도 했다. 전반 60-40%의 볼점유율로 일본 진영을 압박한 한국은 좌우 코너킥으로 일본 문전을 위협하다 황인범의 시원한 중거리 슛으로 첫 골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전반 27분 왼쪽 풀백 김진수가 일본진영 왼쪽을 돌파한 뒤 페널티아크 왼쪽으로 내준 볼을 오른발로 터치한 뒤 강력한 왼발로 일본 골문의 왼쪽을 뚫어 1-0 선제골을 기록했다. 일본 골키퍼 나카무라 고스케가 손을 댈 수 없는 슛이었다. 홍콩과 1차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황인범은 이날도 결승골을 기록하며 대회 2호골로 벤투 감독의 신임에 보답했다. 2경기에서 모두 결승골을 기록한 황인범은 대회 MVP에 선정됐다.

벤투 감독은 지난 10월 A매치 명단 발표 당시 황인범에 대해 "전천후 미드필더로 불릴 만큼 모든 면을 갖춘 선수다. 공격 전환 시에도, 수비 전환 시에도 바로 적응 가능한 선수다. 또한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신뢰를 나타낸 바 있다. 황인범은 이날 주세종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다가 공격시에는 적극적으로 일본 진영으로 전진,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3연승으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벤투 감독은 비록 많은 골을 터뜨리진 못 했지만 무실점으로 대회를 마쳐 수비력에선 합격점을 받았다. 홍콩과 1차전에서 2-0, 중국전에서 1-0, 일본전에서 1-0 승리를 각각 거뒀다.
skp200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