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스타리카에 2-0 승리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주장 손흥민!'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코스타리카 경기 하루 전 이런 말을 했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이다." 그리고 한국-코스타리카 경기에 손흥민을 내세웠고 주장 완장까지 채웠다. 물론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두른 게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캡틴'으로 활약한 기성용이 나서는 가운데서도 손흥민에게 '그라운드 감독'의 중책을 맡겼다. 손흥민이 이제는 대표팀 중심이라는 사실을 내외적으로 비친 셈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대업을 달성한 뒤 곧바로 벤투호에 합류해 주장으로 뛴 손흥민. 팀은 승리했으나 개인 경기력은 2% 모자랐다. 주장 완장의 무게에 조금은 부담을 느낀 듯했다.
손흥민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한국-코스타리카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4-2-3-1 전형을 기본으로 한 벤투호의 왼쪽 윙포워드로 배치됐다. 언제나 그렇듯 기본 자리는 의미가 크게 없었다. 원톱 지동원, 2선 공격의 남태희, 이재성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어갔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히 움직였다. 안정된 기본기와 빠른 스피드로 코스타리카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과감한 슈팅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전반 34분 페널티킥에 나서 득점을 노렸다. 결과는 실패. 슈팅 이전에 잠시 머뭇거렸고, 공이 골 포스트를 강하게 때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재성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손흥민은 '부담스러운 PK'를 성공하지 못했다.
페널티킥을 놓쳤지만 주눅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몸이 다소 무거웠다. 유럽 시즌 개막 뒤 아시안게임에 합류해 금메달 여정까지 휴식 없이 달렸고, 곧바로 벤투호의 일원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동 거리와 경기 수만 단순히 따져 봐도 '과부하'가 확실하다. 거기에 주장까지 맡았으니 정신적인 부담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후반 36분 교체아웃 됐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배려해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라운드를 빠져 나올 때 손흥민의 표정에서 아쉬움과 안도가 함께 비쳤다. 승부욕과 골 욕심이 넘치는 평소의 손흥민과 사뭇 느낌이 달랐다. 단순히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나오는 표정이 아니었다.
이제 주장 완장의 무게를 이겨야 한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주장을 맡아 멀티골을 기록한 뒤 인터뷰에서 "(기)성용이 형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실히 느꼈다"고 이야기 했다. 기성용의 대타로 '캡틴'의 자리에 서 보니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됐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약 10개월이 흘러 다시 주장 완장을 찼다. 이제는 '대타'가 아닌 '진짜 주장'으로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에게 해결사 구실을 바라고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임무 '그 이상'을 맡겼다. 기량만 보면 반박할 수 없는 '에이스'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경기장 밖에서 그리고 안에서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캡틴 에이스'의 임무를 부여했다. 이제 26살인 손흥민에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선수가 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주장 완장'의 무게를 이겨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