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스타리카에 2-0 승리
[더팩트 | 심재희 기자] 한국 A대표팀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코스타리카 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이 승전고를 울렸다. 2-0 승리. 괜찮은 결과를 얻었지만 뭔가 아쉬웠다. 2% 부족한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한국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코스타리카와 친선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 34분 이재성의 골로 리드를 잡은 뒤 후반 32분 남태희의 '원더골'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스코어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더 큰 그림을 그려 이후를 바라본다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판이었다.
한국은 4-2-3-1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베스트 11 가운데 9명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최종 엔트리에 들었던 선수들로 채웠다. 경기 내용 이상으로 데뷔전 결과에 초점을 맞춘 벤투 감독이었다.
모든 지도자들에게 데뷔전은 쉽지 않다. 선수들을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고, 팀에 자기 색깔을 입힐 시간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벤투 감독이 택한 '승리 우선주의'는 나쁘지 않다. 그리고 승리를 챙겼으니 '일단'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마무리했다고 봐야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을 따져 보면 물음표가 붙는다. 전체적으로 주도권을 잡고도 시원하게 공격을 풀지 못했다는 점, 코스타리카 선수들이 발이 무거워 특유의 공격력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점, 수비수들이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며 약점을 노출했다는 점 등이 아쉽다. 주전을 내세운 전반전보다 어린 선수들을 대거 투입한 후반전에 공격 흐름이나 전개가 더 원활했다는 점도 봐야 한다. '짜임새'와 '마무리'에서 숙제를 떠안았다는 이야기다.
측면을 활발하게 휘젓고 부분 전술을 잘 살린 점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손흥민, 남태희, 이재성이 여러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만든 것까지는 좋았으나 원톱 지동원의 시원한 마무리까지 이어지지 않은 점은 못내 아쉽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과정은 잘 만들었지만 코스타리카의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정확하고 빠른 짧은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는 것은 좋았으나 시원한 마무리가 거의 없었다. 중원과 수비도 호흡 불일치의 모습이 꽤 나왔다. 베스트 11이 상대를 압도하면서도 확실하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둔 점은 분명히 높게 평가할 만하다. 게다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라 더 고무적이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에 취해 데뷔전에서 발견한 숙제를 뒤로 해서는 곤란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성공을 바라보는 벤투 감독이기에 코스타리카전 승리의 결과보다 숙제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서 2-0이라는 좋은 결과에도 물음표를 붙이는 팬들이 적지 않다.
한편, 벤투호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칠레와 평가전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