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부진, 2경기 연속 무득점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소속팀 잘츠부르크의 배려로 김학범호에 조기합류했다. 금메달 프로젝트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바레인과 조별리그(E조) 1차전에서 그림같은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드높였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말레이시아전 패배 후 태도 논란에 휩싸였고,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놓치며 땅을 쳤다. '사포 논란'까지 불거져 욕을 더 먹고 있다. '황소' 황희찬. 무엇이 문제일까.
황희찬의 부진은 김학범호 공격력 저하로 직결되고 있다. 한국은 바레인을 상대로 6골을 터뜨리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황희찬은 후반전 추가시간에 쐐기포를 꽂아넣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침묵했다. 활발한 움직임은 좋았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다. 슈팅이 부정확하고 약했다. '고구마 마무리'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황희찬의 최대 강점은 '자신감'이다. 177cm로 키가 크지 않지만 특유의 힘과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를 뚫는 게 주무기다. 기술과 스피드도 겸비하고 있고, 동료들과 호흡도 좋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오프 더 볼' 상황에서 더 부지런히 움직이며 좋은 공간을 많이 만들 줄 아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황희찬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고도 비판을 받고 있다. 이유는 시원한 마무리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전에서는 황의조와 동선이 많이 겹치면서 슈팅 공간을 효율적으로 못 잡았다. 키르기스스탄과 대결에서는 후반전 교체 투입되어 활기차게 움직였지만 수 차례 어이없는 슈팅으로 찬스를 날렸다. 가장 중요한 순간인 슈팅에서 소극적으로 변화는 모습을 노출해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경기 내외적인 비판으로 떨어진 자신감 회복이 필요하다. 특히, 슈팅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골잡이는 골로 말하는 법이다. 지금까지 놓친 찬스의 아쉬움을 씻어낼 시원한 한방이 터져줄 때가 왔다. 토너먼트에서 결정적인 한방은 금메달로 다가가는 지금길을 열어준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득점의 최종 순간인 슈팅까지 이어가야 할 황희찬이다.
조별리그에서 상대의 밀집수비에 고전했다고도 볼 수 있다. 활기차게 움직이고 넓은 공간에서 뛰는 걸 좋아하는 황희찬이 엉덩이를 뒤로 빼고 수비벽을 촘촘하게 쌓은 상대를 쉽게 요리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하지만 변명에 불과하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 그 누구를 만나든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지면 끝장이다. 승리로 연결되는 시원한 한방을 터뜨리면 비판을 단숨에 잠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