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유로 2012 포르투갈 4강 이끌어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을 4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 새 선장으로 자리한다. 벤투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간 우리 대표팀을 이끈다.
대한축구협회는 관계자는 16일 "차기 축구국가대표 신임 감독 선임을 위해 8일 유럽으로 건너간 김판곤 축구협회 대표팀감독선임위원장이 벤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낙점하고 16일 귀국했다"면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회장의 최종 승인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 발표는 17일 있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봉 200만 유로(한화 약 25억 원) 안팎이며 집과 차량, 통역이 제공된다. 포르투갈 출신으로는 2003년 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한국을 지도한 움베르투 쿠엘류(68) 전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김판곤 위원장은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 ▲대륙컵 우승 내지는 세계적 리그 우승 경험을 새 감독 선임 조건으로 내걸었다. 벤투는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시절이던 2012년 포르투갈을 유로 2012 4강으로 이끌었고, 포르투갈 명문 스포르팅 감독으로 FA컵 2연패(2007·2008)를 달성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 35경기에 출전했다. 이 기간 벤투 감독은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등 포르투갈 황금세대와 함께 유로 2000과 2002 한일월드컵에 나섰다. 우리와도 인연이 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미국, 폴란드와 한 조에 속했던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박지성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포르투갈은 이 경기에서 한국에 패하며 탈락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벤투 감독의 A매치 마지막 경기다.
2004년 현역 은퇴와 함께 지도자로 변신한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 유스팀을 이끌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2005년 1군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9년까지 229경기에서 139승(51무39패)를 기록했다. 승률 60.7%다. 특히 컵대회에서 4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유독 토너먼트에 강한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2010년부터 4년간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다. 포르투갈 대표팀 재임 기간 모두 44경기에서 24승11무9패, 승률 55%를 거뒀다.
전술 스타일은 탄탄한 수비 후 역습이다. 양쪽 윙어와 풀백의 공격가담을 적극 활용하고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에 가담하는 4-3-3 포메이션을 애용한다. 활동량이 많고 투쟁심이 높은 선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수시절부터 강한 카리스마를 뽐낸 벤투 감독은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은 우려의 대상이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을 이끌고 나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올해 중국 수퍼리그 충칭리판에 부임한 뒤에도 성적부진으로 7개월 만에 물러났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전 10시 축구회관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판곤 위원장이 신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공식 발표한다고 밝혔다.
bd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