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3위, 월드컵 사상 최고 성적 달성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공수전환에서 빠른 속도를 갖춘 벨기에가 결국 잉글랜드를 제압하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3위에 올랐다. 토마 뫼니에와 에덴 아자르의 골이 승부를 갈랐다. 잉글랜드는 득점랭킹 2위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감하며 해리 케인이 득점왕에 성큼 다가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1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3위 자리를 놓고 격돌했다. 벨기에는 3-4-3 전술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은 에덴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데브라이너(이하 왼쪽부터) 삼각편대가 나섰다. 중원은 나세르 샤들리, 악셀 비첼, 유리 틸레만스, 토마 뫼니에가 책임졌다. 스리백은 얀 베르통언, 빈센트 콤파니, 토비 알더웨이럴트가 섰다. 장갑은 티보 쿠르투아가 꼈다. 잉글랜드는 3-5-2로 맞불을 놨다. 최전방은 득점선두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이 자리했다. 중원은 대니 로즈와 페이비언 델프, 에릭 다이어, 루벤 로트터스-치크, 키어런 트리피어가 위치했다. 스리팩은 해리 매과이어, 존 스톤스, 필 존스가 나섰고,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전반은 벨기에가 주도했다. 벨기에는 전반 4분 만에 골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벨기에는 쿠르투아 골키퍼의 골킥에서 시작해 골까지 단 5번의 터치 만에 잉글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공격 전개 작업 중 볼을 건네 받은 쿠르투아 골키퍼는 왼쪽 측면으로 롱킥을 찼고, 이 볼은 왼쪽 측면 윙어 샤들리의 머리에 맞고 루카쿠에게 향했다. 루카쿠는 침투하는 샤들리에게 연결했고, 샤들리는 수비와 골키퍼 사이 공간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다. 오른쪽 측면 윙어로 출전한 뫼니에는 샤들리의 크로스를 예상한 듯 좋은 침투 끝에 샤들리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픽 포드 골키퍼가 지키는 잉글랜드 골문을 넘어섰다. 뫼니에의 선제골은 이날 경기에서 나온 유일한 골로 벨기에의 사상 첫 월드컵 3위를 확정짓는 결승골이 됐다. 벨기에의 빠른 공수전환이 빛을 발했던 순간이다.
후반 잉글랜드는 반격에 나섰지만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털링을 빼고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했다. 또 대니 로즈 대신 제시 린가드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래시포드 투입은 효과를 발휘했다. 래시포드는 잉글랜드의 공격 템포를 끌어 올리며 답답하던 잉글랜드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벨기에 감독도 후반 15분 루카쿠를 빼고 드리에스 메르텐스를 투입하며 잉글랜드의 스피드에 맞불을 놨다.
잉글랜드는 후반 24분 이날 경기 중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역습 과정에서 다이어가 쿠르투아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고, 다이어는 침착하게 칩샷으로 쿠르투아 골키퍼의 방어막을 무력하게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을 찾은 6만5000여 관중이 골을 직감하던 순간 문전 커버에 나선 알더웨이럴트는 골라인 앞에서 볼을 걷어 냈다. 골 세리머니 직전까지 갔던 다이어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위기를 넘긴 벨기에는 또다시 잉글랜드의 골망을 흔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더브라이너의 패스를 받은 아자르는 잉글랜드 우측면을 무너뜨리는 빠른 돌파 후 왼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벨기에 특유의 속도가 잉글랜드 수비진을 압도했던 순간이다.
결국 경기는 벨기에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4위에 올랐던 벨기에는 잉글랜드를 제물로 벨기에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3위에 올랐다. 반면 잉글랜드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또다시 3위 결정전에서 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