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잉글랜드, 30여년 만의 월드컵 3위 도전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지키려는 해리 케인과 빼앗으려는 로멜루 루카쿠의 골든부츠(득점왕) 경쟁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3,4위 결정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벨기에-잉글랜드는 1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3,4위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두 팀 모두 이번 대회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각각 32년, 28년 만에 4강에 오른 만큼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공교롭게도 벨기에-잉글랜드 모두 최근 있었던 3,4위 결정전에서 모두 패했다.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3~4위 결정전에서 프랑스에 2-4로 패하며 4위를 차지했다. 벨기에가 잉글랜드에 승리한다면 벨기에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인 3위로 러시아 월드컵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잉글랜드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에 1-2로 지면서 4위에 머물렀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러시아 월드컵에서 52년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노렸지만 크로아티아에 무너지며 3, 4위전으로 내려 앉았다.
벨기에-잉글랜드 모두 4위에 그친 한을 러시아 월드컵에서 재현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자존심 대결 못지 않게 3, 4위전의 관전 포인트는 골든부츠가 걸린 득점왕 경쟁이다.
현재 잉글랜드의 케인이 6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루카쿠가 4골로 뒤쫓고 있다. 케인이 침묵하고 루카쿠가 2골 이상을 3위 결정전에서 뽑아낸다면 득점왕의 향배는 엇갈릴 수 있다. 여기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결승전에 오른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과 킬리안 음바페가 결승에서 해트트릭 이상의 득점을 올린다면 케인의 독주체제로 굳어가는 득점왕 경쟁은 요동친다.
하지만 특별한 이변 없이 케인이 득점 선두 자리를 지키며 득점왕에 오른다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게리 리네커 이후 32년 만에 잉글랜드 선수가 월드컵 골든부츠를 차지한다. 리네커는 멕시코 월드컵 당시 6골로 득점왕의 영광을 안았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놓친 잉글랜드로서는 골든부츠를 가져가며 마지막 자존심을 챙기겠다는 각오다.
벨기에-잉글랜드는 앞서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대결했다. 조 1위를 할 경우 16강 이상의 토너먼트에서 브라질이나 프랑스를 만날 가능성이 컸던 만큼 조 2위를 노리며 다소 싱거운 승부가 펼쳐졌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두 팀은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1.5군으로 서로를 상대했다. 케인과 루카쿠 모두 벤치를 지켰다. 경기는 아드난 야누자이의 결승골을 앞세운 벨기에의 1-0 승리로 끝났다.
조별리그 3차전이 맥빠진 경기였다면 3위 결정전은 진검 승부다. 조국의 자존심이 걸린 3위 자리와 득점왕을 놓고 벌이는 벨기에-잉글랜드의 결전은 조별리그와 다른 박진감 넘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