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12일 잉글랜드와 4강 격돌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크로아티아가 또다시 승부차기 혈투 끝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크로아티아는 8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8강전에서 정규시간(1-1) 90분과 연장(1-1) 30분, 모두 120분의 피말리는 접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크로아아티아는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4강에 올라 앞서 스웨덴을 제압한 잉글랜드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날 러시아와 크로아티아는 도망가면 추격하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팽팽한 0의 균형을 깬 건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전반 31분 데니스 체리셰프의 그림같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취골을 득점했다. 다니엘 수바시치 크로아티아 골키퍼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크로아티아는 곧바로 추격했다. 일격을 얻어 맞은 크로아티아는 8분 만에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39분 마리오 만주키치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안드레이 크라마리치가 헤더로 마침표를 찍었다. 1-1. 승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후 양팀은 다시금 앞서가기 위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크로아티아는 골대 불운에 장탄식을 쏟아냈다. 후반 15분 이반 페르시치가 찬 볼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파슈트 스타디움을 찾은 4만5000여 관중은 물론 이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이들이 골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결정적인 장면이었지만, 공은 포스트를 맞고 골라인을 벗었다.
결국 양 팀 모두 후반전들어 득점하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16강에서 각각 스페인과 덴마크를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8강에 오른 러시아와 크로아티아는 8강에서도 연장 승부를 펼쳤다. 1-1. 이번엔 크로아티아가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추를 무너트리며 앞서 나갔다. 연장전 전반 10분 루카 모드리치의 코너킥을 도마고이 비다가 헤더로 꽂아 넣었다. 비다는 승부를 예감한 듯 윗옷을 벗고 그라운드로 쏟아져 들어온 동료들과 세리머리를 했다. 심판은 비다에게 엘로 카드를 내밀었다.
비다의 세리머니는 성급했다. 벼랑 끝에 몰린 러시아는 총공세에 나섰다.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발목을 잡았다. 연장전 후반 10분 러시아는 크로아티아 좌측 페널티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알란 자고예프는 마리오 페르난데스의 이마로 향하는 택배 크로스를 올렸고, 페르난데스의 헤더는 수바시치 골키퍼의 방어막을 뚫었다.
연장에서도 1골씩을 주고 받은 양 팀은 또 승부차기에 나섰다. 양 팀의 주장 모드리치와 이고르 아킨페프가 선·후축을 정하기 위해 마주했다. 동전던지기 끝에 선택권을 쥔 모드리치는 후축을 선택했다. 승부차기에서 먼저 차는 쪽이 유리하다는 통념을 깬 선택이었다.
모드리치의 판단은 적중했다. 러시아의 첫 번째 키커 페도르 스몰로프의 킥이 수바시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크로아티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두 번째 키커인 마테오 코바시치의 킥이 러시아의 아킨페프 골키퍼의 벽을 넘지 못하며 양 팀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승부를 이어갔다.
승부는 키커이자 연장 동점골의 주인공 마리오 페르난데스와 모드리치의 세 번째 킥에서 갈렸다. 페르난데스의 킥은 골대를 벗어난 반면 모드리치의 킥은 아킨페프 골키퍼를 스치고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들어갔다. 실축을 바라는 러시아 관중의 염원 속에 크로아티아의 마지막 키커 이반 라키티치가 페널티박스로 향했다. 라키티치는 아킨페프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크로아티아-잉글랜드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4강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