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3경기 1승 2패 2득점 4실점 '굴욕'
[더팩트 | 이한림 기자]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도 '우승국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 독일이 조별리그 F조에서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독일은 27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한국과 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으며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최근 월드컵 4회 연속 4강에 진출한 천하의 독일도 우승국 징크스의 희생양이 됐다. 직전 월드컵 우승국이 다음 월드컵에서 힘을 못 쓴다는 징크스에 걸려들었다.
실제로 1998년 이후 월드컵 우승팀들은 다음 대회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하고 짐을 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충격의 '무득점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팀 브라질만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준우승하며 징크스를 빗겨갔으나, 2006년 독일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2무 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 역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 때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에 1-5로 완패하기도 했다.
우승국 징크스에도 불구하고 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의 초호화 스타 군단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더욱이 객관적 전력에서 차이가 꽤 나는 멕시코, 스웨덴, 한국과 한 조가 됐기 때문에 독일의 무난한 16강 진출이 예상됐다. 또 독일은 80년 월드컵 역사에서 단 한번도 조별리그에 탈락하지 않은 '본선 강자'였다. 하지만 막강전력의 전차군단도 징크스의 덫에 걸리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조기에 마감했다.
독일은 멕시코와 조별리그 F조 1차전부터 무너졌다. 멕시코의 '신성' 이르빙 로사노(에인트호번)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경기력이 처참했다. 우승국 징크스에 발목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독일은 스웨덴과 2차전에서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전 추가시간 토니 크로스의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로 승점 3을 챙기긴 했으나 졸전이었다. 개인 돌파는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공을 돌리다가 문전으로 띄워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나 마리오 고메즈(슈투트가르트)의 헤더를 노리는 게 전부였다. 공격 루트가 너무 제한적이다는 비판을 받았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독일은 한국과 최종전에서 달라진 듯 했다.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하며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며 날카로움도 무뎌졌다. 스웨덴전에서 독일을 구한 크로스는 경기 내내 눈에 띄지 않았고 전반전을 이끌다시피 한 메슈트 외질(아스날)은 경기 후반부에 체력이 떨어져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었다. 공격수 티모 베르너(RB 라이프치히)는 여전히 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냈으며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몸이 무거웠다. 그리고 독일의 우려는 현실이 되며, 한국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월드컵 우등생으로 영원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독일. 하지만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도 우승국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며 눈물을 삼켰다.
2kun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