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스페인, B조 2차전
[더팩트 | 심재희 기자] '늪축구 vs 티키타카!'
'중동의 맹주' 이란과 '무적함대' 스페인이 16강 진출의 분수령에서 만난다.
이란-스페인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은 21일(이하 한국 시간) 오전 3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아레나에서 킥오프 된다. 1승으로 B조 선두로 나선 이란과 1무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스페인이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이란은 16일 1차전에서 모로코를 꺾었다. 모로코의 빠른 공격에 고전했지만 질식 수비로 실점하지 않으며 잘 버텼고, 후반전 추가시간에 세트 피스 공격에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마지막에 웃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늪축구'가 빛을 발했다.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펴면서 모로코의 공격을 어떻게든 막아낸 뒤 결정적인 한방으로 승리를 챙겼다. 상대를 잡고 서서히 늪에 같이 빠지다가 마지막 순간에 혼자 빠져나왔다.
스페인은 16일 1차전에서 포르투갈과 비겼다. 난타전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공격은 합격점 수비는 낙제점을 받았다. 빠르고 정교한 '티키타카'로 역전에 성공했고, 골잡이 디에구 코스타가 높은 결정적으로 멀티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지 못해 땅을 쳤다. 호날두에게 해트트릭을 얻어맞으며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후반전 막판까지 앞섰으나 호날두의 프리킥에 무너졌다.
객관적인 전력은 스페인이 낫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더 좋고, 공격의 짜임새와 파괴력에서도 확실히 한 수 위다. 6월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랭킹)에서도 스페인(10위)이 이란(37위)에 크게 앞선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을 꺾지 못했지만 최근 19경기에서 14승 5무의 무패성적을 거둘 정도로 안정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승부의 관건은 선제골이다. 스페인의 티키타카가 이란의 늪축구를 뚫어낼 수 있을지가 포인트다. 선제골이 일찍 나온다면 스페인이 골잔치를 벌일 수도 있다. 하지만 0의 행진이 길어진다면 스페인은 매우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이란으로서는 스페인과 비기기만 해도 조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지만, 스페인은 이란을 잡지 못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 대회 전 갑자기 지휘봉을 잡게 된 스페인의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의 머릿속에 '이른 선제골'이 가득 차 있는 이유다.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리며 토너먼트 진출을 바라보고 있는 이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스페인. 이란-스페인의 첫 A매치 맞대결에서 어떤 팀이 웃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