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집트] '파라오' 살라도 이집트를 구해내지 못했다

러시아, 이집트 완파!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러시아가 이집트를 3-1로 꺾었다. 이집트에선 스타 모하메드 살라(가운데)가 출전했지만 러시아의 기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게티이미지

러시아-이집트 '희비교차'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가 복귀했지만 이집트는 파죽지세(破竹之勢) 러시아를 막아내지 못했다. 28년 만에 월드컵 출전이었지만 2연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 처했다.

이집트는 20일(한국시간) 오전 3시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개최국' 러시아와 2차전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1-3. 완패였다.

경기 시작 전 이집트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어깨 부상으로 우루과이와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살라의 출전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FC에서 뛰고 있는 살라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집트의 희망 같은 존재다. 아울러 살라에겐 이번 경기가 생애 첫 월드컵 무대였다.

러시아-이집트는 모두 4-2-3-1 포메이션으로 전략을 짜고 나왔다. 이집트는 모흐센이 최전방, 살라와 엘 사이드, 트레제게가 그 밑에 섰다. 엘네니와 하메드가 중원을 담당했고 파티, 가브르, 헤가지, 압델 샤피가 수비를 담당했다. 골문은 엘 셰나위가 지켰다.

러시아는 주전 공격수 스몰로프 대신 주바를 최전방에 뒀다. 그 뒤로 사메도프, 골로빈, 체리셰프가 공격 2선을 구성했고 조브닌과 가진스키가 허리로 섰다. 페르난데스, 쿠테포프, 이그나셰비치, 지르코프가 포백을 섰고 골키퍼는 아킨페프가 나왔다.

러시아-이집트 경기에서 선수들이 공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게티이미지

전반전이 시작되자 러시아는 초반부터 이집트를 적극적인 압박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반 5분 이그나셰비치의 헤딩, 골로빈의 중거리 슈팅 등 러시아의 골문 노크가 이어졌다.

이집트는 러시아의 파상공세에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전반 15분 트레제게의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살라는 러시아의 집중 마크에 힘을 쓰지 못했다. 부상 직후여서인지 몸을 완전히 끌어 올리지 못한 듯한 무거운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살라는 전반 42분 위협적인 왼발 터닝슛을 날리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전반전은 중반부터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러시아-이집트 모두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러시아가 이집트의 골문을 열었다. 조브닌이 날린 중거리 슈팅이 이집트의 파티를 맞고 골문으로 흘러들어갔다. 전반전 내내 골문을 잘 지켰던 이집트의 기세가 꺾이는 순간이었다.

러시아의 골이 이집트의 골망을 흔드는 모습.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게티이미지

후반 14분 이집트는 또다시 러시아에게 골을 허용했다. 체리셰프의 왼발 슈팅이 이집트 골망을 갈랐다. 후반 17분에도 주바가 수비수를 살짝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이집트 골문을 열었다. 후반 20분도 되지 않아 3골은 연달아 먹힌 이집트는 완전히 절망스러운 분위기를 맞았다.

3골 차로 뒤졌지만 역시 살라는 살라였다. 후반 26분 살라는 상대편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투를 시도했다. 수비수가 급하게 살라를 막으려다 발을 걸었다. 주심은 VAR(Video Assistant Referee·비디오 판독 시스템) 판독을 선언했고 PK(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살라는 자신이 얻어낸 PK에 직접 나와 왼발로 침착하게 골을 만들어냈다. 살라의 월드컵 데뷔전 첫 골이었다.

이후 이집트는 추가 만회골을 얻어내기 위해 애썼지만 1-3이란 스코어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살라가 만들어낸 한 골에 위안 삼으며 2패로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러시아는 1차전 사우디 아라비아에 5-0 승리 이후 2차전 이집트에 3-1이란 큰 격차로 2연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3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 직전인 러시아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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