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세네갈] 아프리카 자존심 세웠다! 5개국 중 첫 승

세네갈의 축구는 날이 서 있었다. 니앙(19번, 오른쪽)의 결승골로 폴란드에 2-1 승리하며 아프리카 5개국 중 유일하게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점을 챙겼다. /모스크바(러시아)=게티이미지

세네갈 니앙 '결승골'…폴란드 레반도프스키 '침묵'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사자의 이빨은 날카로웠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1승도 기록하지 못하던 아프리카가 자존심을 지켰다. 16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테르강의 사자' 세네갈이 대륙을 구했다.

세네갈은 20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폴란드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세네갈의 승리는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아프리카 대륙의 첫 승리였다. 아프리카의 월드컵 티켓은 총 5장. 지역예선에서 각 조 1위를 기록한 튀니지, 나이지리아, 모로코, 세네갈, 이집트가 러시아 땅을 밟았다. 다만 조별리그 1차전의 마지막 날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자존심은 제대로 구겨져 있었다.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나이지리아가 모두 패했기 때문이다.

A조 이집트는 우루과이에 0-1, B조 모로코는 이란에 0-1, D조 나이지리아는 크로아티아에 0-2, G조 튀니지는 잉글랜드에 1-2로 각각 패했다. 남미와 유럽, 아시아 대륙팀에게 모두 패배했으며 승점 1도 챙기지 못한 채 조별리그 2차전을 무거운 마음으로 임한다.

그러나 세네갈은 달랐다. 특히 상대가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8위의 H조 '톱시드' 폴란드였기 때문에 더 값진 승리였다.

경기 초반 세네갈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재빠른 역습과 날카로운 패스를 반복하며 폴란드를 입박했다. 폴란드도 세네갈의 돌파에 침착하게 대응하며 경기 초반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세네갈이 공격을 주도하고 폴란드가 탄탄한 수비력으로 버틴 흐름이었다.

'0의 행진'을 깬 곳은 세네갈이었다. 전반 37분 세네갈의 음바예 니앙(토리노)이 몸싸움 경합을 이겨내고 찔러준 패스를 이드리사 게예(에버턴)가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게예의 슈팅은 폴란드 수비수 티아고 치오네크(스팔)의 몸을 맞고 자책골로 기록됐다.

폴란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스리백으로 전환하며 전형의 변화를 줬다. 공격 숫자가 늘어난 폴란드는 후반전 초반 주도권을 쥐며 거세게 몰아 붙였다. 승점이 시급해진 탓에 인상적인 장면도 나왔다.

후반 4분 폴란드의 '폭격기'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가 스스로 만들어낸 프리킥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직접 처리했으나 세네갈의 수문장 카딤 은디아예(호로야)의 선방에 막혔다. 또 후반 11분 폴란드의 왼쪽 윙백 마치에이 리부스(로코모티)의 얼리 크로스를 루카스 피슈체크(도르트문트)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행운의 여신은 세네갈의 손을 들어 줬다. 후반 16분 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올려서 경기를 운영하던 폴란드가 자신의 진영에서 실수를 범한 것. 중앙 미드필더 그레고슈 크리호비아크(웨스트브롬위치알비온)의 후방 빌드업을 위한 백패스가 부상으로 사이드라인 바깥에 있다가 그라운드에 막 복귀한 니앙의 발로 향했다. 탄력을 받은 니앙은 내친 김에 골키퍼까지 제치고 추가골을 기록했다.

후반 41분 세네갈은 두번째 득점의 빌미를 제공해준 폴란드의 크리호비아크에게 헤더로 실점하며 분위기를 넘겨줬다. 하지만 경기 종료까지 이어진 폴란드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2-1로 승리했다.

특급 공격수 레반도프스키는 세네갈전에서 유효슈팅 1개에 그치며 침묵했다. /모스크바(러시아)=게티이미지

세네갈의 승리로 H조는 안갯속에 빠졌다. 앞서 열린 콜롬비아-일본 경기에서 H조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던 콜롬비아가 일본에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세네갈에게 승점을 챙기지 못한 채 조별리그 2차전 상대 콜롬비아를 맞는다. 조 1,2위를 다툴 것이라고 예상됐던 팀의 단두대 매치가 성사됐다.

아프리카 팀에서 제일 먼저 승리를 거둔 세네갈은 부담이 덜하다. 승점 3을 따낸 다음 상대가 우세가 예상되는 일본이다. 일본을 잡으면 16강 진출에 바짝 다가선다.

2kuns@t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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