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웨덴] 무기력한 공격, 그래도 '대 헤아' 조현우는 빛났다

한국-스웨덴 경기가 끝난 뒤 조현우(오른쪽 23번)가 황희찬(조현우 아래)을 위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조현우, 영국BBC 선정 한국-스웨덴 경기 MOM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대구의 수호신이 한국을 지켰다. '대 헤아'(대구 데 헤아) 조현우(대구 FC)의 선방은 스웨덴전 패배 속에서도 큰 의미를 남겼다. 신태용호가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며 무기력한 공격에 그쳤지만, 최후방의 조현우는 환하게 빛났다.

조현우는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스웨덴과 경기에서 선발 출장했다. 경기 결과는 0-1 석패. 후반 17분 한국의 김민우가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조현우가 스웨덴의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FC 크라스노다르)의 슈팅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조현우를 탓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페널티킥은 골키퍼가 불리하다. 조현우가 없었더라면 이날 한국의 실점은 1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조현우는 경기 내내 한국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스웨덴 공격수들은 월등한 신체조건에 힘입어 슈팅 찬스를 만들었다. 특히 스웨덴 최전방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알 아인)의 슈팅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해볼만한 경기로 이끌었다.

조현우는 전반 13분 골이나 다름없었던 베리의 왼발 슈팅을 오른쪽 허벅지로 튕겨냈다. 전반 18분에도 조현우는 한국 수비 사이로 흐른 공을 순간적으로 파고든 베리의 슈팅을 또 한번 막아냈다. 전반 42분에는 스웨덴 베리와 1 대 1 대결에서 슈팅 각도를 내주지 않으며 비어있는 골문을 그대로 벗어나게 했다. 조현우는 전반 30분 이후 중계 카메라를 독차지 할 정도로 '선방쇼'를 펼쳤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에도 조현우의 '미친 선방'은 막을 내리지 않았다. 후반 11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세바스티안 라르손(헐 시티)의 프리킥에 이은 올라 토이보넨(툴루즈)의 잘라먹는 헤더를 자세를 낮추며 막아냈다. 후반 17분 한국이 VAR판독으로 통한의 실점을 내줬으나 개의치 않았다.

승기를 잡은 스웨덴은 추가골을 노렸다. 스웨덴은 공격수의 헤더를 겨냥하는 코너킥과 프리킥을 통해 '공중전'을 펼쳤으나 조현우를 넘지 못했다. 결국 조현우는 필드골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현우(왼쪽에서 세 번째)의 눈부신 선방쇼는 패배 속 유일한 위안이었다. /게티이미지

영국 BBC 방송은 이날 한국-스웨덴 경기 후 MOM(Man Of the Match)을 조현우로 선정했다. 조현우가 받은 평점 7.48은 이날 경기에 출전한 양 팀 선수들 중 최고점이었다.

사실 이날 조현우의 선발 출전은 의외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신태용 감독이 한국-스웨덴의 골키퍼 장갑을 2014 브라질 월드컵 경험이 있는 'No.1' 김승규에게 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발 명단에는 예상을 뒤엎고 대표팀 3번째 골키퍼의 번호인 23번 조현우가 자리했다. 경기 결과는 쓰린 패배로 기억되지만 조현우는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 경기에서 가치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활약을 보였다.

2kun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