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한림 기자] '형보다 나은 아우'였다. '막내' 이승우가 A매치 두 번째 선발 출전 경기에서도 빛났다. 한국은 볼리비아를 상대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졸전을 벌였으나, 이승우는 특유의 빠른 움직임과 악착같은 플레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승우는 7일(한국 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4-4-2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A매치 3번째 경기이자 온두라스와 데뷔전에 이은 2번째 선발 출전이었다.
경기는 0-0으로 비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날 대표팀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몸놀림이 무거웠다. 경기 초반에는 스웨덴이나 멕시코 등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강한 상대를 대비해 라인을 내리고 빌드업과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한 박자 느린 패스나 부정확한 크로스 등이 계속 나왔다. 공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대표팀에서 활기차게 움직인 선수가 '막내' 이승우다. 공을 받은 다음에는 항상 공간을 예의주시하며 좌우로 크게 열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승우는 미드필더로 출전한 만큼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기도 했다. 공을 빼앗기면 그대로 상대에게 악착같이 달려들어 흐름을 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이승우의 진가는 전반 29분 나왔다. 적진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와 1 대 1 대결을 이겨내며 찬스를 만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박주호의 공간 패스를 받은 이승우는 고립된 공간에서 공을 넘겨 받았지만 빠른 발놀림으로 수비수의 다리 사이로 공을 집어넣으면서 빠져나왔다.
재치 있는 발재간이었다. 이후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 안까지 돌파하며 수비수 2명을 따라붙게 했고, 혼자가 된 황희찬에게 공을 넘겼다.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티볼리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승우는 후반 14분 손흥민과 교체되며 아쉬운 표정으로 벤치에 앉았다. 59분 동안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천재성'까지 보여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형보다 나았던 막내가 보여준 투지가 대표팀 전체에 자극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