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부상, 월드컵 출전 좌절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주전 멤버가 또 쓰러졌다. 올 시즌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던 프랑스 리그 앙 디종의 권창훈(24)이 부상의 덫에 걸렸다. 신태용호가 주요 공격 옵션 하나를 잃었다.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의 부상으로 새 판을 짜야한다. 여러 포메이션에서 날개 임무를 잘 소화해 온 권창훈의 부재는 대표팀 전체 전력의 마이너스로 비친다. 권창훈은 윙포워드, 윙, 사이드 미드필더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최근 소속팀 디종에서는 투톱까지 맡았다.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침투, 그리고 수준급 왼발 킥 능력까지 보유한 권창훈이기에 '부상 이탈'이 더욱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입은 선수를 본선에 데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권창훈을 뺀 채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대표팀이 최근 재미를 봤던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3-4-3 혹은 4-2-3-1의 오른쪽 날개에 어떤 선수를 투입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권창훈이 빠지면서 공격 쪽의 연쇄 이동도 고려할 수 있다.
권창훈의 공백에서 바로 떠오르는 인물은 이청용이다. 이청용은 권창훈이 주전을 꿰차기 전에 대표팀의 오른쪽을 지배했던 붙박이 주전이었다. 하지만 컨디션 저하가 우려된다. 올 시즌 내내 소속팀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베테랑' 이근호의 투입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권창훈만큼 활동량이 많고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이근호의 장점이다. 그러나 폭발력 면에서 물음표가 붙는다. 저돌적인 돌파와 빠른 역습, 강력한 슈팅 등 공격의 다양성과 완성도에서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팀 밸런스 측면에서는 이재성이 권창훈 대체자로 가장 알맞아 보인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고루 갖췄고, '왼발 한방'도 장착하고 있다. 피지컬 부분에서 권창훈에게 다소 뒤지지만 패스의 정확도와 창의적인 플레이는 한 수 위다.
'에이스' 손흥민에게 날개 임무를 부여해 권창훈 공백 메우기 그림을 그리는 것도 가능하다. 손흥민을 윙포워드로 기용해 2선 공격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이럴 경우, 이근호나 황희찬을 원톱으로 올리거나 김신욱을 가장 위에 박아두고, 손흥민-구자철(이근호)-이재성(이청용/이근호)이 공격을 뒷받침하는 공격 전형을 기본으로 삼는다. 또한, 손흥민에게 '프리 롤'을 부여해 투톱과 원톱을 고루 오가게 하며 공격의 다양성을 높일 수도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현재 신태용호에 멀티플레이어가 꽤 많아 권창훈 대체자가 비교적 잘 보인다. 하지만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주전으로 활약했던 권창훈이 빠져 플랜A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순 없다. '특급날개' 권창훈을 잃은 신태용 감독의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