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누적으로 팀이 2-4로 대패한 1차전을 지켜보기만 했던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13일 오전 4시 5분(이하 한국시간) SS라치오를 상대로 '잘츠부르크 기적' 실현에 나선다. 잘츠부르크와 라치오는 이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경기를 갖는다.
1차전 로마 원정에서 패한 잘츠부르크는 안방에서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최근 토너먼트 1차전에서 대패하고도 의지와 근성으로 뒤집은 AS로마의 '로마 기적'이 황희찬을 비롯해 1차전에서 대패한 팀들의 자극제가 되고 있다.
AS로마는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1차전 3골차 패배를 극복하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상대는 '축의 신' 리오넬 메시가 건재한 바르셀로나다. AS로마는 1차전은 1-4로 완패하고도 로마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원정골 우선 원칙에 따라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무려 3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올랐다.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던 황희찬에게 AS로마의 기적은 좋은 자극제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현재 잘츠부르크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유로파리그 32강에서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를 꺾은 잘츠부르크는 16강에서 '독일 명문' 도르트문트를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오스트리아 리그 소속 구단이 유로파리그 8강에 오른 건 올 시즌 잘츠부르크가 유일하다. 잘츠부르크의 한 경기 한 경기가 새로운 역사인 셈이다.
비록 잘츠부르크가 2골 차 열세에서 경기를 시작하지만 AS로마가 보여준 것처럼 결코 뒤집지 못할 차이는 아니다. 잘츠부르크는 이미 로마 원정에서 2골을 뽑은 상태다. 두 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두면 4강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 AS로마처럼, 황희찬이 '잘츠부르크의 기적'을 이끌며 구단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