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메이카, 승패 가리지 못했다
[더팩트 | 심재희 기자] 23-2. 한국-자메이카 경기의 슈팅 수 비교다. 한국이 자메이카보다 11.5배나 많은 슈팅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기지 못했다. 최종 스코어는 2-2다.
신태용호가 30일(이하 한국 시각)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한국-자메이카 경기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불의의 선제골을 내줬지만 착실히 추격해 후반전 초반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후반 26분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이후 몇 번의 찬스를 잡았으나 더이상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무려 23개의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유효슈팅은 5개에 그쳤다. 공격의 정확도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골로 연결된 김신욱의 깔끔한 헤더 슈팅 두 번이 전부였다. 전체적으로 슈팅이 부정확했고, 골문이 훌쩍 열린 상황에서도 침착한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축구에서 슈팅의 정확도를 강조할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슈팅은 마지막 패스다'다. 상대 골라인 통과를 목표로 하는 슈팅도 패스처럼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신욱이 자메이카 골망을 가른 두 번의 헤더는 타이밍과 임팩트가 정확했다. 하지만 나머지 21번의 슈팅은 '정확'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었다.
수비에서는 치명적인 실수가 두 차례 나왔다. 그리고 그 두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모두 이어졌다. 우선, 전반 4분 만에 자메이카의 롱 볼 공격에 허무하게 당했다. 최후방을 책임지는 수비수가 롱 볼의 낙하지점 파악과 몸싸움에서 모두 문제를 보이며 선제골을 헌납했다.
후반전 동점골 실점 상황에서는 수비수들의 호흡 불일치가 나타났다. 중앙수비수들이 위험한 공간에 있던 상대 공격수를 떠넘기듯 자유롭게 풀어줘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1+1이 2 이상이 아니라 0이 되면서 한국 수비 전체가 와르르 무너졌다.
실수라는 말은 불필요하다. 수비는 실수가 곧 실력이다. 단 한번의 실수가 경기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과 막바지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나온 두 번의 실수. 실수가 아닌 '실력'으로 봐야 옳다.
흔히 말하듯 축구는 기록의 스포츠는 아니다. 하지만 새겨진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분석하면 숙제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자메이카전에서 나온 23-2. 한국은 23이라는 큰 숫자를 승리로 가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아울러 떨어지는 실력에 의한 치명적인 실수로 낳은 2라는 숫자에 갇혀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