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축구 신봉자 신태용 "최종예선, 닥공은 없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더팩트 | 최정식기자] "제 신념은 여전하지만 두 경기만큼은 최대한 안정적으로 가려고 합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신태용 감독이 본선 진출을 위해 일단은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신 감독은 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제 축구가 어떤 것인지 잘 아실 것"이라면서 "올림픽과 U-20월드컵을 통해 경험한 것도 있고, 현재의 상황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돌다리를 두드리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고 또 그렇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최종예선 8경기에서 11골을 넣었지만 10골을 허용하며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 가운데 하나가 수비 조직력이 허술하다는 것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선임되면서 일부에서 우려한 것도 그가 지나치게 공격 지향적이고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이었다. 8월 31일 이란과 홈경기,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를 앞두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의 안정적인 수비 전술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새 감독의 생각이 관심을 끌었다.

신태용 감독은 "본선에서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남은 예선 두 경기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다. 1-0으로 이기더라도 절대 실점 없는 경기를 하겠다는 생각이며 그렇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생각은 축구 철학의 변화라기보다는 상황에 대한 판단 때문이다. 이전까지 자신이 보여준 축구가 공격 면에서는 화끈했지만 수비에 약점을 보이며 실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 문제로 자신과 대표팀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를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또 자신의 축구를 대표팀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다 현 대표팀의 경우 수비가 뚫려 실점하게 되면 그 부담감으로 경기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전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고, 이후에는 코치를 맡아 현재의 대표팀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본선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위해 공격 우선이라는 자신의 스타일을 잠시 밀쳐뒀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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