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호날두, '국대 우승'은 누가 먼저?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이제 호날두에게 기회가 왔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명실상부한 지구촌 최고의 축구 스타다. 흔히 메시와 호날두가 '신계'에 있다고 평가한다. 인간의 능력을 넘어 '축구의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뜻이다. 실제로 메시와 호날두는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우승청부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 대표팀에서는 다르다. 메시와 호날두 모두 '우승'에 목말라 있다. 아르헨티나 주장인 메시와 포르투갈 주장인 호날두는 그동안 메이저대회(월드컵, 대륙컵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지만, 조국을 대표해서는 우승의 감격을 누리지 못했다.
메시는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에 고개를 숙였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아르헨티나 메시'는 준우승에 그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전차군단' 독일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고, 지난해 코파아메리카에서 개최국 칠레에 덜미를 잡히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리고 지난달 코파아메리카 100주년 기념대회에서도 칠레에 패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2전3기'를 꿈꾸던 메시는 승부차기 실축으로 체면을 구겼고, 대회 후 국가 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호날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로 2004에서 신성으로 등장한 호날두는 포르투갈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12년이 지금 현재까지 국가 대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06 독일 월드컵 4위, 유로 2008 8강 진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유로 2012 4강의 성적을 남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독일과 미국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포르투갈의 중심축으로 고군분투 했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메시는 1987년, 호날두는 1985년에 태어났다. 현재 메시가 만 29살, 호날두가 만 31살이다.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두 선수이기에 몇 년은 더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가 대표로서 메이저대회에 참가할 기회는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메시의 국가 대표 은퇴 번복이 변수가 되겠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2019년 코파 아메리카, 유로 2020까지 '국가 대표' 메시와 호날두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02 카타르 월드컵까지 포함해도 메시와 호날두에게 남은 '국대 우승 기회'는 3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유리한 쪽은 호날두다. 메시가 지난달 코파 아메리카에서 미역국을 마신 가운데, 호날두에게 기회가 왔다. 호날두는 7일(한국 시각) 열린 유로 2016 준결승 웨일스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의 2-0 승리를 책임졌다. 자신의 국가 대표 데뷔 무대였던 유로 2004 이후 12년 만에 결승행에 성공하며 첫 우승의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과연, 메시도 이루지 못한 '국대 우승'의 꿈을 호날두가 먼저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