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스무 번째 생일 '맹활약'
[더팩트 | 심재희 기자] 1996년 1월 26일. 신태용호 '막내'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세상의 빛을 처음 본 날이다. 2016년 1월 26일(카타르 현지 시각). 황희찬은 카타르 도하에서 화려한 '스무 번째 생일 자축쇼'를 펼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난적' 카타르를 꺾고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26일(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카타르와 준결승전에서 3-1로 이겼다.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30일(한국 시각)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요르단과 8강전에서 부상한 황희찬은 카타르와 4강전에서 선발이 아닌 후반 '조커'로 등장했다. 한국이 후반 33분 카타르에 동점골을 내준 뒤 곧바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주어진 시간이 매우 짧았지만 경기를 지배하며 '해결사'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 황희찬이다. 후반 44분 중앙에서 과감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패스로 김현-이슬찬-권창훈으로 연결되는 결승골에 징검다리를 놓았고, 후반 49분에는 50m 이상을 드리블해 카타르 수비진을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린 뒤 문창진의 쐐기골을 어시스트 했다.
이번 대회에서 황희찬은 '차세대 대형 공격수'의 가능성을 확실히 비쳤다. 177㎝ 키로 축구 선수로서는 작은 편이지만 그냥 딱 보면 꽤 큰 것처럼 느껴진다.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고, 패스 능력과 골 결정력까지 두루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탄한 체구에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도 인상적이다. 최근 세계 축구의 흐름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토털 패키지 공격수'의 향기를 풍긴다.
황희찬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하드 워킹'이다. 측면과 중앙, 그리고 후방까지 커버하면서 열심히 뛴다. 최전방 공격수로 기본 배치되지만, 상황에 따라서 활동폭을 넓히며 팀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꾸준한 '하드 워킹'으로 공격과 중원의 사이가 벌어지지 않게 하며, 공격을 할 때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로 찬스를 만들어낸다. 흔히 말하는 '수비하는 공격수', '압박하는 공격수'로서 제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제 약관이다. 두세 살이 더 많은 형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능력과 존재감을 환하게 드러내고 있다. 아직 보여준 것보다 보여주지 못한 것이 더 많을 거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황희찬이 이번 대회 '한일전 결승'에서도 특유의 '황희찬다운' 장면을 많이 만들어주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