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움짤'로 보는 '2015년 베스트 프리킥골 11'

즐라탄의 함박웃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오른쪽)가 유로 2016 예선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스웨덴을 본선으로 이끌었다.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그야말로 예술! 2015 '환상 프리킥골'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축구 팬들이 경기를 보면서 가장 긴장하는 때는 언제일까? 대표적인 순간 하나가 바로 '프리킥'이다. 특히, 골로 연결될 수 있는 '프리킥 찬스'라면 더더욱 긴장감이 넘친다. 골이 터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극도로에 달하고, 머릿속에 그렸던 그림이 선수의 프리킥에 의해 그대로 실행되면 팬들은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고 보니,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5년 축구계에 '멋진 프리킥골'이 참 많았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올해 터진 베스트 프리킥골 11개를 '무한반복 움짤'로 엮어 봤다.

◆11. 테베스 '피를로 없으면 내가 넣는다!'

카를로스 테베스는 '팔방미인'이다. 힘이 넘치고 체력도 대단하고 골 냄새도 잘 맡는다. 상대 수비수들을 매우 피곤하게 만드는 스트라이커로 명성이 자자하다. 테베스의 득점력이 높은 부분에 '탁월한 프리킥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강하고 회전이 많이 걸리는 오른발 프리킥이 일품이다. 테베스는 지난 3월 3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AS 로마와 2014~2015 이탈리아 세리에 A 원정 경기에서 멋진 프리킥골을 작렬했다. 골문으로부터 약 25m 떨어진 지점에서 상대 수비벽을 넘기는 프리킥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프리킥 지존' 안드레아 피를로가 결장한 가운데 테베스가 피를로로 빙의한 셈이다. 테베스는 시즌이 끝난 후 보카 주니어스로 이적했지만, 최근 이탈리아축구협회 선정 지난해 최고 선수에 선정됐다.

◆10. 히카르도 로드리게스 '미친 왼발이라 불러주오!'

스위스 국가 대표인 히카르도 로드리게스는 '미친 왼발'을 자랑한다. 수준급 드리블과 패스 능력을 보유한 그는 강력한 왼발 크로스와 프리킥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2009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스위스에 우승을 이끌며 주목받은 그는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의 왼쪽을 책임지고 있다.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형 레프트백'으로 평가받는 로드리게스는 왼발 킥이 매우 강하고 거리 또한 긴 것으로 유명하다. 40m 이상의 거리와 측면에서 날리는 왼발 프리킥이 생각보다 더 강하게 꺾이며 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4월 슈투트가르트와 홈 경기에서 로드리게스는 41m 프리킥골을 터뜨린 바 있다.

◆9. 손흥민 '호날두보다 더 호날두처럼'

'손날두'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달고 호날두보다 더 호날두다운 '무회전 프리킥골'을 작렬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펼쳐진 미얀마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원정 경기에서 후반 22분 골을 잡아냈다.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30m 프리킥'을 미얀마 골문 안으로 꽂아넣었다. 다소 먼 거리에서 과감하게 오른발로 때린 프리킥은 벽을 넘어 골키퍼 가운데 위를 뚫었다. 공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려 상대 골키퍼가 허공에 만세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자신만만한 자세를 취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8. 시구르드손 '떠오르는 미들라이커'

기성용이 속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에서 뛰고 있는 길피 시구르드손은 최근 가장 '핫 한 미들라이커'다. 중거리 슈팅 능력이 일품이고, 프리킥 상황에서도 곧잘 득점을 터뜨린다. 시구드드손은 지난 10월 열린 애스턴 빌라와 원정 경기에서 '명품 프리킥'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스완지가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22분 골문과 거리 약 27~28m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가볍게 찬 공이 벽을 넘어 골문 구석 아래로 뚝 떨어지며 골이 됐고, 스완지는 후반 41분 안드레 아예유의 역전골이 이어지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시구르드손은 '아이슬란드의 마에스트로'로 유로 2016 예선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조국의 첫 메이저대회 본선행을 책임졌다.

◆7. 포그바 '브라이언을 위해!'

유벤투스 FC의 폴 포그바는 '전천후 선수'로 불린다. 엄청난 활동량과 출중한 개인기에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킥에도 눈을 떴다. 환상적인 프리킥과 함께 뜻깊은 골 뒤풀이로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 포그바는 17일 열린 토리노와 홈 경기 쐐기포를 작렬했다. 유벤투스가 3-0으로 앞선 후반 37분 프리킥으로 추다골을 터뜨렸다. 골문과 약 27~28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얻은 프리킥을 강한 오른발 인프런트킥으로 연결해 토리노 골망을 갈랐다. 골이 터진 후 포그바는 유니폼 상의를 들어 미리 준비한 '티셔츠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골을 브라이언에게 바친다!' 암 투병 중인 11살 소년에게 희망을 준 메시지는 멋진 프리킥골만큼 찬사를 받았다.

◆6. 찰하노글루 '새로운 프리킥 마법사'

터키 국가 대표 하칸 찰하노글루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프리키커다. 프리킥 직접 득점의 명수로 떠올랐다. 바이에르 레버쿠젠 소속의 찰하노글루는 손흥민과 함께 뛰던 지난 4월 마인츠와 원정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28분 골문으로부터 앞 27~28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프리킥골을 만들어냈다. 찰하노글루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마인츠 벽을 위로 넘어 절묘하게 꺾이며 골라인을 통과했다. 찰하노글루는 프리킥 거리가 매우 길고 무회전 슈팅까지 능하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등이 찰하노글루를 노리고 있다.

◆5. 에릭센 'EPL 최고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몇 해 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 뛰는 '덴마크 선수'가 주목 받았다. 그는 예리한 오른발로 '에레디비지에 베컴'으로 불렸다. 현역 시절 데이비드 베컴만큼 날카로운 킥을 자랑했던 프랑크 데 보어 감독 아래서 배운 프리킥이 일품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에릭센은 올 시즌 베컴이 오랫동안 활약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베컴에 버금가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떠올랐다.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 조율사로서 날카로운 크로스와 스루패스, 그리고 성공률 높은 프리킥을 자랑하고 있다. 에릭센은 지난 10월 스완지와 홈 경기에서 프리킥골 2방을 터뜨렸다. 현지 매체들은 '베컴의 전성기 같았다'는 칭찬을 내놓았다.

◆4. 윌리안 '바라만 볼 것이다!'

윌리안은 유럽리그를 통틀어 올 시즌 가장 프리킥골을 많이 터뜨리고 있는 선수다. 과장을 조금 보태, 윌리안의 오른발에 걸리면 골이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극적으로 프리킥골을 많이 터뜨려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윌리안은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경기에서 5골을 잡아냈다. 5골 가운데 4골을 프리킥으로 작렬했다. 첼시가 리그에서 부진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 선두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윌리안의 오른발 프리킥'이었다. 상대 골문 구석을 절묘하게 파고드는 윌리안의 프리킥에 골키퍼가 몸도 날리지 못하고 멍한 표정을 지어 '바라만 볼 것이다'라는 유행어가 생기기도 했다.

◆3. 염기훈 '히벨리누 따라잡기'

올해 염기훈의 왼발이 K리그 클래식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염기훈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무려 1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도움왕'에 올랐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수원 삼성 동료들의 골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슈틸리케호에 승선해서도 염기훈의 왼발은 환하게 빛났다. 특히, 지난 6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펼쳐진 아랍에미리트와 친선 경기에서 '환상 프리킥골'을 터뜨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환하게 웃게 만들었다. 염기훈은 약 25m 프리킥 찬스에서 '히벨리누 프리킥 따라잡기'에 성공했다. 1970년대 브라질의 슈퍼스타 히벨리누는 동료 벽 사이를 통과해 상대 골문을 가르는 마술같은 왼발 프리킥골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염기훈은 이용재가 앉아주자 머리 위를 파고드는 프리킥으로 상대 골문을 갈랐다. 히벨리누의 명품 프리킥골과 똑 닮았다.

◆2. 이난 '터키극장은 계속 된다!'

'갈라타사라이 주장'이자 터키 국가 대표팀 중원의 핵인 셀추크 이난은 '극장골'로 조국에 유로 2016 본선 직행 티켓을 선물했다. 이난은 지난 10월 펼쳐진 아이슬란드와 유로 2016 예선 최종전에서 후반 44분 결승골을 작렬했다.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난의 프리킥골과 함께 같은 조의 카자흐스탄이 라트비아를 꺾으며 터키는 조 3위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대표팀에서 페널티킥과 프리킥을 전담한 이난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극적인 프리킥골을 터뜨리면서 영웅이 됐다. 이난의 명품 프리킥골로 터키는 8년 만에 유로 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유로 2008 기적 재현'을 꿈꾸고 있다.

◆1. 즐라탄 '내가 간다! 유로 본선'

스웨덴 국가 대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묻지마! 프리킥골'로 조국 스웨덴을 유로 2016 본선으로 이끌었다. 즐라탄은 지난 11월 덴마크와 유로 2016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후반 중반 프리킥골을 잡아냈다. 골문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 가볍게 오른발로 찬 공이 절묘하게 감기며 덴마크의 골문을 파고들었다. 그냥 툭 찬 것 같지만, 즐라탄 특유의 발목 힘이 공에 전해지면서 뱀처럼 휘어지는 명품 프리킥골이 만들어졌다. 즐라탄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혼자 3골을 몰아치며 스웨덴과 함께 유로 본선행 초대권을 부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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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짤 출처=스포티비 방송화면, 스카이스포츠 방송화면, JTBC 방송화면,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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