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노의 스담스담] 전북 현대의 대야망, '드로그바-토레스도 영입 후보?'

한국판 갈락티코 꿈꾸는 전북! 2015 K리그가 막을 내린 가운데 리그 2연패에 성공한 전북은 긴축정책을 펼치는 타구단과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적 스타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 전북 현대 제공


전북, 드로그바-토레스-판 페르시 노린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뜨거웠던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겨울잠에 들어간 K리그. 프로축구 전북현대는 22승 7무 9패(승점 73)로 지난해에 이어 리그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성적은 물론 창단 첫 홈 30만 관중을 돌파하며 K리그 명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하지만 여전히 배가 고픈 전북이다. 모두가 '긴축정책'을 외치고 있는 현재, 현실에 안주하기보단 과감한 투자로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 2대 프로 스포츠이자 실외종목인 야구와 축구가 휴식기에 들어간 12월. 선수 이동이 시작되는 겨울 이적 시장은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야구는 사상 최대의 '돈 잔치'가 열렸다. 박석민(30)은 역대 최고액인 96억 원(4년)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NC 다이노스로 새 둥지를 틀었다. 김태균, 정우람(이상 4년 82억 원) 등 22명의 FA 선수 가운데 19명이 계약을 마쳤다. 올해 FA 계약 총액은 723억2000만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

반면, 프로축구는 조용하기만 하다. 오히려 스타 선수의 유출이 이어지며 '셀리그'란 별명까지 얻고 있는 실정이다.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24)와 '패스 마스터' 윤빛가람(25)은 각각 포항과 제주를 떠나 중국 슈퍼리그 옌벤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김신욱(27)은 호시탐탐 유럽 진출을 노리고 있고, 이근호(30)는 원소속팀 엘 자이시(카타르)로 복귀가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문장 정성룡(30)과 김승규(25)는 일본 J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사실 스타가 없는 곳엔 '구름 관중'을 기대하기 힘들다. 팬이 없다면 구단의 존재 이유 역시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프로에서 '슈퍼 스타'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요 '상품'이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K리그. 하지만 전북만은 예외다.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해외마케팅 전략과 호흡을 맞추며 슈퍼 스타 영입을 통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한국판 갈락티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내내 선두를 굳게 지키며 리그 2연패를 달성했지만, 만족은 없다. 시즌 종료 후 '라이언킹' 이동국(36)과 2년 재계약했고, 이종호(23)-임종은(25)를 전남으로부터 영입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로페즈(25)와 계약 역시 눈앞에 두고 있고, 잉글랜드 무대를 거쳐 일본 마쓰모토와 계약이 종료된 김보경(26)까지도 전북 레이더망에 포착된 상태다.

전북의 통 큰 행보! 시즌 종료와 함꼐 전북이 드로그바-토레스-판 페르시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축구계에서 돌고 있다. / 첼시, 아트레티코 마드리드, 페네르바체 페이스북 캡처

전북의 '통 큰'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 모양이다. '거물급' 외국인 선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퍼지고 있다. 한 축구 에이전트의 말을 빌리면 순수 연봉(세금 제외) 60억 원을 준비해 올여름 영입을 시도했던 디디에 드로그바(37)를 비롯해 유럽무대에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31)와 로빈 판 페르시(32)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연봉과 선수 이름까지 거론됐다. 모 구단 스카우트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에 단순 '지라시' 내용이라고 보긴 어렵다.

스포츠를 업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톱 클래스 선수들이 한국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기만 하다. 만약 세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녹색 유니폼을 입는다면, 전북은 물론 K리그 흥행몰이는 '떼어놓은 당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중동-중국의 '머니 파워'에 마냥 부러운 시선만 보냈던 한국 팬들은 물론 축구를 사랑하는 취재 기자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한때 유럽을 호령했던 선수들이 전주성에서 뛰는 모습을 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전북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금 당장 슈퍼 스타 영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강희(56) 감독과 이철근(63) 단장 등 구단 수뇌부들도 전북과 K리그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적 스타 영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 이미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꽉 채웠다. 현재 물색하고 있는 선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체적으로 거론된 연봉과 선수 이름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전북 관계자는 "드로그바는 올여름, 구단 차원에서 영입 가격을 한 번 알아보려고 했고, 우리가 생각하는 금액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토레스에 대해선 "최강희 감독이 술자리에서 슈퍼 스타를 영입한다면 '아시아 쪽에서 인기가 많은 토레스를 데려오면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고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조금 와전된 것 같다"고 답했다. 판 페르시 대해선 "도대체 어떻게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북 공격진은 진행 중인 협상을 잘 마무리한다면 포화 상태에 가깝다. 기존 이동국-이재성(23)-레오나르도(29)-한교원(25)-이승렬(26)-루이스(34) 등을 비롯해 계약을 마친 이종호와 로페스, 김보경도 전주성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좌우 측면 공격수까지 꽉 차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거액을 투자해 무리하면서까지 거물급 선수를 영입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소문으로 나도는 드로그바-토레스-판 페르시의 K리그 입성은 지금 당장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감독과 구단 프런트, 모기업 모두 '슈퍼 스타' 영입을 거론할 정도로 원대한 꿈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 꿈이 언제 현실화될지 모르겠지만 좀 빨리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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