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대표팀에서 작아지는 '카타르 메시' 남태희

남태희 부진! 남태희가 9일 쿠웨이트시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4차전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존재감 없었던 '카타르 메시'

카타르에선 '펄펄' 날고 있으나 유독 태극마크 앞에선 작아졌다. '카타르 메시' 남태희(레퀴야)가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슈틸리케호는 9일(한국 시각) 쿠웨이트시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4차전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12분 터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선제 헤딩골을 잘 지켜 1-0 승리를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었으나 쿠웨이트의 거센 반격에 90분 내내 고전하며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공수 모두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던 한국이었지만 유독 오른쪽 측면은 유독 눈에 띄었다. 바로 남태희가 책임진 자리였다. 이날 남태희는 원톱 석현준(비토리아 세투발) 아래에서 구자철, 권창훈(수원)과 함께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어 쿠웨이트는 크게 낯선 곳이 아니었고, 지난 1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결승골을 뽑았던 이도 바로 남태희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상으로 빠진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대체자로 남태희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남태희는 6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카타르에서 보였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나 동료를 이용하는 영리한 플레이 그리고 허를 찌르는 패스 또한 아무것도 보이지 못했다. 활약하는 내내 몸은 무거워 보였다.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올린 크로스가 유일한 위안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인내심은 62분을 넘지 못했다. 첫 번째 교체 카드 역시 당연히 남태희였다. 1-0으로 앞선 후반 17분, 쿠웨이트의 반격이 거세지자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남태희를 불러들이고 수비 성향이 짙은 한국영(카타르 SC)을 투입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한국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추가골은 만들지 못했지만 구자철-정우영(비셀 고베)-권창훈이 연달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빼앗겼던 분위기를 다시 찾아오는 데 성공했다.

존재감은 그 사람이 자리를 비웠을 때 나타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남태희는 4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도 한 발 뒤처진 눈치다. 어쩌면 '다음'이란 기회조차 사라질 수도 있다. '카타르 메시'가 '대표팀 메시'로 탈바꿈하는 날을 기다려본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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