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FIFA회장 출마③] '22년 인연' FIFA와 여정은 클라이맥스로…

FIFA 회장 출마! 정몽준 명예회장이 17일 FIFA 회장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남윤호 기자

정몽준 명예회장, 1993년부터 시작된 FIFA와 인연의 끝은?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기쁨과 슬픔이 함께한 FIFA와 22년 여정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다.

정 회장은 17일 오후(이하 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IFA 회장 도전을 선언했다. FIFA가 태동된 파리에서 첫걸음을 뗀 정 회장은 개혁에 대한 자신의 비전과 공약을 밝히며 지난 22년간 인연을 맺은 FIFA 최고봉을 향한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지난 1993년 1월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축구와 인연을 맺으며 FIFA와 불가분의 관계를 시작했다. 이후 2002 한일 월드컵 유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1994년 FIFA 부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1994년 5월 열린 선거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FIFA 부회장을 뽑는 자리였다. 당시 출마한 후보는 정 회장을 비롯해 쿠웨이트의 쉐이크 아마드, 카타르의 함맘 축구협회장, 일본의 무라타 AFC 부회장 등 4명이었다.

아마드는 전임 FIFA 부회장인 쉐이크 파하드의 아들이었다. 파하드는 IOC 위원, 아시아올림픽위원회 의장 등을 맡은 아시아 스포츠계의 최고 인사였다. 아마드는 아버지가 걸프전 도중 왕궁을 지키다 전사하면서 FIFA 부회장을 제외한 모든 자리를 물려받았다. 함맘은 국왕의 측근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 이후 함맘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무라타는 일본 정부가 2002 월드컵 유치를 노리고 일찌감치 지원한 후보였다.

정 회장은 AFC 소속 국가 순방을 시작했다. 약 4개월 동안 30개국을 방문했다. 32개의 회원국 가운데 정 회장의 발이 닿지 않은 국가는 일본과 북한뿐이었다. 1994년 5월 13일, 말레이시아에서 AFC 총회가 열렸고 FIFA 부회장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는 쉐이크 아마드와 정 회장이 10표, 함맘이 8표, 무라타가 2표였다. 하지만 개표 과정에서 1표가 누락된 사실이 발견됐다. 그 표의 주인공은 정 회장이었다. 짧은 시간에 이룬 기적이었다.

FIFA 부회장이 된 정 회장은 2002 월드컵 유치를 위해 바삐 움직였다. 개최국 조기 결정론이 고개를 들었을 때 크게 반대하며 아벨란제 전 FIFA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인물도 정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2011년 발간한 '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서 유치 활동을 하면서 많은 국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약 150만km, 지구 38바퀴에 달하는 거리였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유치 활동을 한 2년 5개월 동안 391일을 해외에서 보냈다. 1996년 6월, 열세로 평가되던 한국은 공동 유치권을 따냈다. 많은 이의 노력이 합쳐져 나온 결과였다. 그 가운데 정 회장은 일등 공신이라 하기에 충분했다.

정 회장과 FIFA의 인연은 길게 이어졌다. 1994년 처음 부회장에 당선된 정 회장은 2007년까지 4번 FIFA 부회장에 선출됐다. 4번째 부회장 임기를 마친 2011년 3월 3일에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17년간 세계 축구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FIFA 명예부회장에 추대됐다. 2011년 6월 1일 열린 제61차 FIFA 정기총회에서 승인됐다. FIFA 부회장으로서 많은 일을 맡았다. 지난 1997년 5월 31일에는 FIFA 미디어 위원회 위원장, 2007년 6월 28일에는 FIFA 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정 회장은 FIFA의 부패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 1995년 10월 24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스포츠기자연맹 심포지엄에서 FIFA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FIFA는 더 많은 투명성이 필요하다. 마케팅과 텔레비전 중계권 계약에 관한 결정이 소수에 의해 이뤄져 왔다. 이런 일이 시정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아벨란제와 블라터의 반대편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정 회장은 전면에 나서 FIFA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17일 "조직이 부패하지 않으려면 지도자가 주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몇십 년간 계속 팽창하고 있는 FIFA의 부패문제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FIFA에 '상식'과 '투명성' 그리고 '책임성'을 되살릴 리더가 필요하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과연 정 회장과 FIFA의 인연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축구 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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