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K리그파 가운데 생존자는?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첫 발걸음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 무대를 치른다. 이번에 대거 발탁한 K리거 가운데 '터줏대감'로 우뚝 설 이가 나올지가 관심이다. 이번에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면 그 확률은 높아진다.
대표팀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을 가진다. 16일 열리는 미얀마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1차전을 앞두고 치르는 예비 실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해 이번 경기를 준비한다. 앞으로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선수를 계속 발굴해 경쟁 체제를 굳건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무릎 수술을 받은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군사 훈련을 받는 구자철, 박주호(마인츠), 김보경(위건 애슬레틱),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신 슈틸리케 감독은 23명 명단 가운데 10명의 K리거를 뽑았다. 이들 가운데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만 6명에 달한다. 선수 가용 폭이 좁은 만큼 그간 대표팀에서 입지를 쌓지 못한 국내파들이 이번에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아졌다.
공격진에 새롭게 발탁된 강수일(제주 유나이티드)은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유력한 후보다. K리그 클래식 14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주 전지훈련 이후 정식 무대에 처음으로 서는 만큼 이번 UAE전 선전으로 미얀마전 출전까지 노린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뛴 이정협(상주 상무)과 경쟁도 기대된다.
미드필드진에도 K리거가 대거 가세했다. 올 시즌 리그 13경기 7골 6도움을 올린 염기훈이 선두 주자로 나선다. 리그 활약을 무기로 지난해 1월 멕시코전 이후 1년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상승세를 이어 가려 한다. 염기훈 외에 '재간둥이' 이재성(전북 현대)이 공격 2선에서 한 자리를 노리고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들인 최보경(전북 현대)과 주세종(부산 아이파크)도 미드필드 한 자리를 꿰차려 한다.
수비진에선 좌우 풀백들이 기회를 노린다. 북한과 2014 인천 아시아게임 결승전 결승골의 주인공 임창우(울산 현대)와 이주용(전북 현대)은 이번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임창우와 왼쪽 측면을 맡는 이주용은 좌우 측면 소화가 가능한 정동호(울산 현대)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임창우와 이주용은 지난해 12월 제주 전지훈련에 모두 참여했으나 정식 경기는 처음이다. 골키퍼 포지션에선 'No.1'로 자리를 잡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뒤에서 김승규(울산 현대)와 정성룡(수원 삼성)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다음 경기부터 이번에 제외한 국외파의 대거 합류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일전은 K리거들에 매우 중요하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돌아가고 그 기회를 잡아야 대표팀 입지를 다질 수 있다. 국외파보다 상대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국내파들에 다시 없을 중요한 시기이다. 10명의 K리거 가운데 앞으로 대표팀 터줏대감으로 우뚝 설 선수가 누가 될지 UAE전에 초점이 쏠린다.
[더팩트|김광연 기자 fun3503@tf.co.kr]